- 루머에 불과한 ‘시진핑 퇴진설’…공산당 선전기구 '장악' 여전히 견고
[동포투데이] 글로벌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 약화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관찰 가능한 선전기구의 움직임과 공산당 내부 질서의 흐름을 보면 여전히 시 주석이 정권의 중심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중국 정치 전문 리스크 컨설팅 기업 시노인사이더(SinoInsider)의 시니어 애널리스트 래리 옹(Larry Ong)은 최근 기고문에서 "선전 기구를 장악하고 있는 한 시진핑의 권력은 건재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7월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20기 3중전회 이후, ‘시 주석이 실각했거나 권력이 약화됐다’는 루머가 중화권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특히 올해 들어 일부 국제 언론까지 이 같은 관측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옹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주장은 대부분 근거가 부족하거나 정치 문맥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해석”이라며, 주요 징후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펜과 총, 그리고 칼자루’를 쥔 지도자
공산당 통치 체계에서 권력의 척도는 ‘펜(선전), 총(군), 칼자루(공안과 사법기구)’를 얼마나 통제하느냐로 가늠된다. 마오쩌둥 시대 이후, 이 세 축을 모두 장악한 지도자는 드물다. 래리 옹은 “선전 기구의 충성도가 지도자의 권위를 좌우한다”며, 지도자의 이미지 조작과 이념 주입, 대중 동원력을 선전 기구가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 역시 집권 초반부터 장쩌민계로 분류되는 선전과 사법 분야의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하며 3권 장악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2014년 보안수장이던 저우융캉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고, 2016년에는 인민해방군 개편을 단행해 군 내부에 뿌리내린 장쩌민측근을 대거 제거했다.
하지만 선전 부문은 상대적으로 장악이 더뎠다. 1기 집권기엔 류윈산·류치바오 등 장계 인사들이 주요 선전 보직을 유지하며 ‘시따따(习大大) ’라는 과잉 찬양이나 ‘홍색가요(红歌)’ 콘서 트 같은 방식으로 시진핑을 조롱하거나 이념적 혼선을 일으켰다. 이른바 ‘고급 흑화(高级黑)’ 혹은 ‘저급 홍색(低级红)’ 전략이었다.
이후 시 주석은 2017년 19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류씨 일가를 전면 퇴장시키고 자신의 측근들을 선전 라인에 배치했다. 3기 집권기에 들어선 지금은 선전기구 수장, 관영매체 대표, 당학교 교장 등을 모두 교체하며 ‘시진핑 중심’ 노선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개혁가 시진핑’ 기사 사태…정권 균열의 증거인가?
시 주석 퇴진설에 불을 붙인 것은 2024년 7월 15일 관영 신화통신이 3중전회 첫날 실었던 <개혁가 시진핑>이라는 장문의 기사였다. 해당 기사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계승한다고 강조했고, 시진핑의 이념 노선을 ‘권위주의적 회귀’로 묘사한 듯한 표현이 담겼다.
이 글은 곧바로 삭제됐고, 이를 두고 ‘선전라인 내부의 반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래리 옹 애널리스트는 이 사건 역시 정권 내부 균열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는 “관료적 착오나 정치 감각 부족, 혹은 하위 실무자의 ‘작은 반란’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장저민 계열은 숙청됐고, 체계적 반(反)시진핑 선전은 실행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시진핑을 비판하는 노선을 공식 언론에 실을 만큼 힘 있는 반대 세력이 있다면, 지금까지 더 많은 이탈 조짐이 나왔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측근 숙청’이 시진핑 실각 신호?…권력 유지 위한 ‘자기정화’일 수도
한편 시 주석의 권력 약화설의 근거 중 하나로 거론되는 ‘측근 숙청’도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로켓군 부패와 관련해 친위세력으로 여겨졌던 친강 외교부장, 리상푸 국방부장, 미아오화와 허웨이동 등 군 고위인사들이 줄줄이 실각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조차 자기 사람을 지키지 못한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래리 옹은 “시진핑은 스스로 반부패를 정권 유지의 핵심 명분으로 삼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측근도 숙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 숙청이 아니라 권력기반 유지와 부패 리스크 차단이라는 실용적 차원이라는 것이다.
특히 허웨이동의 경우 2025년 3월 이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자, 일부 서방 언론은 ‘실각설’을 보도했다. 그러나 래리 옹은 “이는 로켓군 부패 사태와의 연관성이 의심될 뿐”이라며, “허웨이동이 직접 연루됐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선전·군·사법장악 유지되는 한 ‘실각’은 먼 얘기
래리 옹은 “선전 기구의 흐름, 군 내부 장악, 중앙권력 구조 내 역할을 종합적으로 보면 시진핑이 여전히 당-정-군의 정점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2024년 12월 정치국 ‘민주생활회’에서 시 주석이 각 정치국 위원에게 개별 평을 하고, 직접 지도 지시를 내린 점은 “단순한 상징적 지도자가 아닌 실제 권력자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경제 침체, 부동산 위기, 고령화, 청년 실업, 대미 갈등 등 누적된 사회경제적 위기들이 정치적 위험으로 전환될 경우, 시진핑의 권위가 흔들릴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산당 내부의 고질적 부패, 통치 실패, 체제 피로감은 장기적으로 권력 기반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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