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러시아 크렘린궁은 12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오는 15일 맞는 일제 식민지배 해방 80주년을 열렬히 축하한다고 전하며, 양국이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체결한 ‘러·조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따라 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냉전 시기부터 시작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다소 냉랭해졌으나, 최근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맞물리면서 전략적 밀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체결된 이 조약은 군사, 경제, 외교 등 전방위 협력을 법적으로 명문화한 것으로, 양국은 이를 통해 전통적인 군사 동맹을 넘어 경제 및 외교 전선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이번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쿠르스크주를 수복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제공한 지원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북한이 군사 물자나 정보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러시아에 우호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두 나라 간 군사 협력이 실질적으로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과 일본, 한국이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북·러 군사 공조는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북·러 협력은 가시화되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과 북한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철도, 도로, 에너지 인프라 구축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양국 간 무역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천연자원 개발과 에너지 공급망 구축은 북한 경제 현대화에 도움을 주는 한편, 러시아 입장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의 진출 통로 확보라는 실리를 노린다.
푸틴 대통령이 곧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보를 김정은 위원장과 공유한 점도 주목된다. 미·러 간 민감한 외교·안보 의제를 앞두고 북·러가 긴밀히 입장을 조율하는 것은 북한이 러시아를 통한 대미 협상력 강화와 러시아가 북한을 통한 대중 압박 카드를 동시에 활용하려는 전략적 셈법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가 단순한 외교 의례가 아닌, 북·러 양국이 군사,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지렛대 역할을 극대화해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흐름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북·러 관계가 형식적인 동맹 수준을 넘어 실질적 공조 체제로 전환하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어, 동북아 지역의 세력 균형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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