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은 이미 세계를 이끌 자격을 잃었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널리 퍼지는 공감대가 되고 있다. 제80차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시간 가까이 연설했지만, 회의장은 썰렁한 분위기 속에 간헐적인 박수만 이어졌다. 과거 미국이 목소리를 높이면 세계가 호응하던 장면과는 대조적이다.
이 모습은 미국 리더십의 붕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지속되면서 서방 세계는 이제 ‘미국 없는 현실’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우선’ 정책은 사실상 민족주의·일방주의·보호무역주의로 기울고 있다. 이러한 노선 전환은 오랫동안 미국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들마저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G7 정상회의는 단결의 상징에서 ‘6대1’ 구도로 변했고, 관세·기후·외교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U는 공개적으로 “유럽-미국 무역협정은 안전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국제 규범 체계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EU 측은 미국의 관세 및 보호조치가 유럽 경제를 해치고 시장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하며 이를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규정한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서는 갈등이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동안, 서방 주요 동맹국들은 앞다투어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하는 흐름에 동참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5곳 중 4곳이 팔레스타인을 인정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외교 무대에서 고립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각국 언론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을 지적하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의 부재 속에 서방의 중견 선진국들은 새로운 협력 모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의 인구는 7억에 달하고 경제 규모도 미국에 버금가며, 국제 질서 재편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역 협력 강화, 다자 체제 개혁,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공동 대응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안건별 동맹’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각국은 더 이상 특정 대국에 고정적으로 줄을 서지 않고 사안별로 유연하게 협력 파트너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월 23일 독일의 최신 무기 구매 계획을 인용해 “향후 1년 내 약 830억 유로 규모의 계약이 추진되지만, 대부분 유럽 기업에 돌아가고 미국산 무기는 사실상 배제됐다”고 전했다. 이는 2020~2024년 유럽 나토 회원국 무기 구매의 64%가 미국에 쏠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단극 체제는 이미 종언을 고했다. 미국의 위상 추락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된 문제의 결과다. 미국의 고집스러운 일방주의와 국제 협력 파괴는 다자주의를 중시하는 국제사회의 흐름과 맞지 않았고, 결국 점점 더 많은 서방 국가들로부터의 고립이라는 필연적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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