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의 도시 지하철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장면이 있다. 출입구 앞에서 가방을 X선 검색기에 올리고, 보안요원이 전신 스캐너, 금속 탐지기 등의 장비를 이용해 위험 물품이 있는지 탐지한다. 이제는 일상이 된 이 절차를 보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왜 미국이나 일본, 한국의 지하철에서는 이런 보안검색이 거의 없을까. 단순히 “중국이 더 조심한다”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 배경에는 도시 운영의 구조, 사회적 인식, 안전에 대한 철학이 함께 얽혀 있다.

중국에서 지하철은 단순히 사람을 ‘A에서 B로’ 옮기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국가행사에서 지하철은 늘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베이징 올림픽, 상하이 수입박람회, 광저우 교역회 등 대형 행사를 거치며 보안검색은 임시 조치에서 상시 체계로 자리 잡았다. 한 번 구축한 시스템을 해체하기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렇게 형성된 ‘일상화된 보안’은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중국의 행정 논리는 ‘사전 예방’에 무게를 둔다. 하루 수천만 명이 이용하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지하철에서, 단 한 명의 승객이 위험물을 들고 들어오는 일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이다. 실제로 일부 도시에서는 보안검색 과정에서 휘발유나 흉기 등 위험 물품이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일어날 가능성이 낮은 일이라도, 한 번 일어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고방식이 지하철 운영 전반을 지탱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조금 다르다. 미국이나 일본, 한국은 효율과 편의를 중시한다. 오래된 뉴욕 지하철은 협소한 승강장 구조 탓에 보안검색 장비를 설치하기 어렵고, 러시아워 시간대엔 승객 체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본은 사회적 신뢰가 높아 “누구도 일부러 위험물을 들고 타지 않는다”는 인식이 뿌리 깊다. 한국 역시 대형 사건 이후 방화 대응이나 차량 내 안전 설비는 강화했지만, 상시 검색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중국 사회는 ‘시간의 불편함’보다 ‘심리적 안심’을 택했다. 출근길 긴 대기 줄에도 불평은 드물다. “모두를 위한 안전”이라는 인식이 공통된 생활 감각이 됐다. 반대로 미국 시민들은 자유로운 이동권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뉴욕은 한때 시범적으로 지하철 보안검색을 도입했지만, 시민 반발로 며칠 만에 철회했다.
경제적 이유도 작용한다. 중국은 전국 단위의 대량 조달과 외주 인력 활용으로 보안검색 비용을 낮췄다. 반면 인건비가 높은 미국, 복잡한 역사가 많은 일본은 상시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중국의 다수 도시가 최근 수십 년 사이 새로 건설된 만큼, 애초에 설계 단계부터 보안검색 공간을 포함시킬 수 있었다는 점도 차이다.
일각에선 중국의 지하철 보안검색을 “형식적 절차”라고 비판하지만, 수치는 그 필요성을 보여준다. 한 대도시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보안검색으로 적발된 위험 물품은 116만 건에 이른다. 실탄, 흉기, 인화물질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일본은 1995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 한국은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을 겪고도 상시 검색으로 나아가진 않았다.
광저우 시민 리모 씨(32)는 이렇게 말한다. “보안검색은 귀찮은 절차가 아니라 마음의 안심이에요. 지하철에 탈 때마다 검사대를 통과하면, 나뿐 아니라 옆 사람도 안전하다는 확신이 생기거든요.”
중국의 지하철 보안검색은 그렇게 ‘불편함의 일상화’를 넘어, ‘공동체적 안전감’의 상징으로 정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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