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포투데이]국경 도시 연길이 최근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냉면집에서는 주문이 쏟아지자 직원들이 손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숯불구이점에서는 연기가 골목을 뒤덮는다. 거리 곳곳에는 캐리어를 끄는 외지 관광객이 빼곡히 서 있고, 찬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식당 앞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우한과 창사가 최근 인기 여행지로 떠오른 뒤, 이번에는 동북 국경의 작은 도시 연길이 주목받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길 맛집과 여행 정보가 퍼지면서 “다음 여행지는 연길”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직접 와 보면 이유를 금세 알 수 있다. 숨겨져 있던 맛과 볼거리가 마침내 드러난 것이다.
연길로 가는 길도 어렵지 않다. 고속철을 이용하면 연길서역이 편리하고, 도심 숙소를 이용하면 연길역이 더 가깝다. 공항에서도 시내까지 20여 분이면 닿는다. 렌터카를 이용하면 시내를 벗어나 산길과 강길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이동이 훨씬 수월하다.
연길 여행의 중심은 단연 ‘먹거리’다. 식당 선택은 단순하다. 줄 서 있는 집이면 실패 확률이 낮다. 냉면 한 그릇은 20위안대, 고기구이는 1인당 70~80 위안이면 충분히 배부르다. 오겹살은 필수 메뉴로 꼽힌다. 두툼한 고기를 지글지글 익혀 상추와 마늘, 된장을 곁들여 한입에 넣으면 여행 피로가 사라진다. 살얼음이 뜬 냉면 국물은 첫 모금부터 속을 시원하게 적시고, 쫀득한 순대와 돌솥비빔밥도 여행객들의 재방문 이유가 된다. 다만 현지 기준 ‘안 매운 맛’도 한국인 기준에서는 꽤 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밤이 되면 왕훙챵(网红墙)과 공원로 야시장이 활기를 띤다. 양꼬치와 오징어 굽는 냄새가 거리를 가득 채우고, 현지 주민과 관광객이 뒤섞여 늦은 밤까지 북적인다.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오래된 노포와 작은 간판들이 오히려 신뢰를 얻는다.
숙소는 하남가 맛집 밀집 지역, 강변 산책길이 매력적인 빈허루, 연변대학 주변 가성비 숙소가 대표적이다. 여행 목적과 동선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연길 여행은 3일 일정이 가장 적당하다. 첫날에는 시내 관광으로 충분하다. 조선족민속원, 연변박물관에서 발해 유물과 민족 문화를 둘러보며 즐길 수 있다. 오후에는 공룡왕국을 둘러보고 모아산에 올라 연길 시내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둘째 날에는 도문으로 이동해 국경을 따라 걷는다. 지도에서 보던 강을 실제로 마주하면 색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국경 지역 특성상 사진 촬영과 드론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용정의 골목과 고택, 윤동주 생가를 둘러보며 조선족 생활사와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셋째 날은 날씨와 취향에 따라 일정이 달라진다. 맑으면 올리커호 숲길 드라이브가 좋고, 비가 오면 시장과 실내 공간을 중심으로 여유롭게 움직이면 된다. 황미떡과 인절미 같은 지역 특산품은 여행 선물로 인기가 높다.

연길의 매력은 사계절 내내 뚜렷하다. 5~10월은 여행 최적기이며, 여름은 피서지로, 가을은 단풍 구경으로 좋다. 겨울은 혹독하지만 설경이 아름답다.
여행 팁도 기억해 두면 좋다. 냉면은 국물·비빔 여부를 확인하고, 국경 지역 출입 시 신분증을 지참한다. 숲지대에서는 화재 예방과 독버섯 주의가 필요하며, 택시와 렌터카 이용 시에는 차량 상태와 이동 경로를 점검한다.
연길을 떠나기 전 강변에 서면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이 도시 특유의 고요한 온기가 느껴진다. 지도 위의 작은 도시였던 연길은 이제 여행객들 마음속에 ‘맛과 풍경이 겹쳐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냉면 한 그릇, 숯불에 고기 한 점, 강바람 한 줄기. 작지만 강렬한 요소들이 연길을 ‘지금 가장 뜨거운 여행지’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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