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골프의 본고장은 스코틀랜드로 알려져 있다. 18홀 경기 방식과 규칙을 정립한 것도 스코틀랜드였다. 하지만 ‘막대기로 공을 쳐 목표 지점에 넣는 야외 경기’라는 발상 자체의 기원을 놓고는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그 가장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가 중국이다.
중국에는 ‘추이완(捶丸)’이라는 경기가 있었다. ‘추이’는 치다, ‘완’은 공을 뜻한다. 송나라(960~1279) 시기 크게 유행한 이 경기는 명나라(1368~1644)까지 회화로 기록이 남아 있다.
산시성 홍동현의 수신묘 벽화에는 원나라 시기의 추이완 장면이 묘사돼 있는데, 몽골 관리와 한족 관리들이 함께 경기를 즐기는 모습과 함께 사용된 도구가 오늘날의 골프 클럽과 거의 흡사하다.
기록에 따르면 추이완에서는 10종의 클럽을 사용해 나무 공을 깃발이 꽂힌 목표 지점으로 쳤다. 장거리용 클럽은 현대의 드라이버 전신으로 볼 수 있고, 공을 올려놓는 티는 ‘지(基)’라 불렸다. 코스 구성과 경기 방식만 놓고 보면 현대 골프와의 유사성이 뚜렷하다.
규칙서도 존재했다. 원나라 시기에 편찬된 『완경(丸经)』은 경기 규칙뿐 아니라 예절과 품행을 강조했다. 오늘날 골프가 에티켓을 중시하는 스포츠라는 점을 떠올리면 흥미로운 대목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남당(937~976) 시기 한 관리가 딸에게 “땅에 구멍을 파라”고 지시하고 막대로 공을 넣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명나라 회화 속 클럽은 길고 가는 샤프트에 타구용 헤드를 갖춘 형태로, 현대 장비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명나라 현종이 깃발이 꽂힌 코스에서 추이완을 즐기는 장면을 담은 그림은 오늘날의 퍼팅 그린을 연상시킨다.
추이완은 청나라(1644~1912)에 들어 자취를 감췄다. 반면 현대 골프는 15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체계화됐다. 1457년 제임스 2세는 골프가 궁술 훈련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이를 금지하기도 했고, 1744년 에든버러에서 최초의 골프 규칙이 제정됐다. 이후 세인트앤드루스를 중심으로 한 로열 앤 에인션트 골프 클럽(Royal and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이 국제 규칙의 중심이 됐다.
누가 먼저였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사실도 있다. 1000년 전 중국 황제들이 즐긴 추이완은 ‘왕실의 고대 스포츠’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전통—라운드를 마친 뒤 클럽하우스에서 위스키 한 잔으로 마지막 퍼트를 잊는 이른바 ‘19번 홀’—만큼은 스코틀랜드의 발명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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