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최근 일본 일부 젊은 층 사이에서 매독 감염 사실을 드러내거나,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매독 증상을 흉내 낸 이른바 ‘매독 메이크업’을 하고 이를 SNS에 공유하는 기이한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팔이나 손바닥에 나타난 붉은 발진을 서로 보여주며 ‘인증’하는 모습까지 등장해 공중보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독은 매독균(트레포네마 팔리둠) 감염으로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신경계·심혈관계 등 여러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주된 전파 경로는 성접촉이며, 혈액·모자 감염도 가능하다.

일본 매독 확산, 10여 년간 가파른 증가
일본의 매독 확산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3년 1000여 건에 불과했던 매독 확진 사례는 2022년 1만3000건으로 급증한 뒤 최근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감염자 성별로는 남성이 약 3분의 2를 차지하며, 남성은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를 보인다. 여성 감염자는 주로 20대에 집중돼 있다.
‘혼밥·혼거·하룻밤’이 만든 불안
전문가들은 일본 사회의 구조적 변화가 배경이라고 지적한다. 유흥·성매매 산업 종사자들이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환경, 개인화된 생활양식 확산, 그리고 데이팅 앱·SNS의 발달이 맞물리며 감염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혼밥(혼자 식사)·혼거(혼자 거주)·하룻밤 소비 위축’으로 상징되는 사회적 고립과 침체가 젊은 세대의 불안과 일탈을 부추겼다고 본다. 이런 환경에서 누군가는 몸을 ‘마지막 화폐’처럼 소비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즉각적 위안과 자극을 좇게 된다는 것이다.
낙인에 대한 역설적 반발
역사적으로 매독은 ‘부도덕·수치’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젊은 층은 그 낙인을 거꾸로 뒤집어 공개 과시로 전환하고 있다. 질병을 ‘오늘의 반항 배지’처럼 소비하며 주목을 끌려는, 일종의 낙인 역반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질병이 상징화·유행화되는 순간, 공중보건의 경계선이 무너진다”고 경고한다.
대응 강화 나선 도쿄
일본 보건당국은 예방과 조기 진단을 강조하고 있다. 도쿄는 2023년부터 무료 익명 검사소를 확대하고, 가부키초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운영 시간을 연장했다. 2025년 이후에는 검사 접근성을 더 높이고, 성 서비스 종사자들의 정기 검사를 독려할 계획이다. 학교·지역사회에서는 콘돔 사용법과 안전한 성행동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매독의 확산은 단순한 의료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심리·경제적 균열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을 희화화하는 ‘병적 유행’은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과 신뢰를 잠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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