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군사 압박 속 이란, 튀르키예·중동·중러와 총력 외교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이 전면전을 막기 위한 외교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를 비롯해 중동, 남아시아,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잇따라 중재와 긴장 완화에 나서며 외교적 ‘총력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 군사 개입 재차 경고
현지시간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대규모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핵추진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이 “역내 안보와 안정 유지를 위해”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고 확인했다. 해당 항모는 미 해군 최대급 전력으로, 최근까지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다 중동으로 전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이란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맞물려 군사 압박을 강화해왔다.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서방에서는 인권 문제를 중심으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 “협박 속 협상 없다…방어 태세 200%”
이에 대해 이란은 “위협 하의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외교 채널은 유지하고 있다. 이란 핵 협상팀 고위 인사인 카젬 가리바바디는 국영 매체를 통해 “현재 최우선 과제는 협상이 아니라 국가 방어 태세를 200%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군은 최근 자폭 드론과 정찰·전자전 능력을 갖춘 전략 무인기 1000대를 신규 배치했다고 발표하며 군사적 대비 태세도 과시했다.
튀르키예·파키스탄·사우디까지…외교 접촉 잇따라
동시에 이란은 외교적 긴장 완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탄불을 방문해 튀르키예 외무장관 및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란 외무부는 “공동 이익에 기반한 이웃국가와의 관계 강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도 잇따라 이란과 접촉하며 중재에 나섰다. 특히 사우디는 “이란을 겨냥한 어떠한 군사 행동에도 자국 영공과 영토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중국·러시아 “무력 사용은 해법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공개적으로 군사 충돌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유엔 주재 대사는 “무력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군사적 모험주의는 지역을 예측 불가능한 심연으로 몰아넣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역시 “협상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무력 사용은 지역 안보를 혼돈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은 ‘인권’에 방점…EU 제재 강화
반면 서방 국가들은 군사 개입보다는 이란의 시위 진압과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이란 인사와 기관을 추가 제재 대상에 올렸고,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이란 측은 “가자지구 사태에는 침묵하면서 이란 인권만 문제 삼는 위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 효과 제한적” 평가도
전문가들은 외교적 노력이 일정 부분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결정적 변수는 여전히 미국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카타르대 국제정치학 교수 아드난 하야즈네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역 국가들의 입장보다는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외교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미·이란 간 긴장이 군사 충돌로 비화할지, 외교적 타협으로 봉합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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