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의 대(對)걸프 지역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는 결의안이 통과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나란히 기권표를 던지자 이란 내부에서 제기된 ‘배신론’에 대해 현지 유력 매체가 “전략적 입장 변화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현지시간 11일 유엔 안보리는 이란 정세와 관련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표, 기권 2표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이란의 이웃 국가들에 대한 공격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권한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였다.
이번 결의안은 바레인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을 대표해 작성했고, 요르단이 공동 참여했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공격 이후 걸프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바레인 등 일부 국가들은 자국이 이란의 보복성 공격 대상이 됐다고 주장해왔다.
푸총 중국 주유엔대사는 표결 직후 “사태 악화를 막는 근본 해법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을 중단하는 데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걸프 아랍 국가들의 주권·안보·영토 보전 역시 충분히 존중돼야 하며, 중국은 이란의 걸프 국가 공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의 영향력 있는 통신사 메헤르는 12일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을 배신했는가’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이번 결의안의 법적 성격과 중·러 기권의 배경을 분석했다.
매체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 원칙상 이번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으며 강제 집행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으로는 걸프 아랍 국가들이 국제 여론전에서 체면을 회복하려는 시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 중·러 기권은 “전략적 입장 변화나 이란 국익에 대한 배신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첫째 이유로는 비구속적 결의안이라는 점을 들었다. 매체는 “중국과 러시아는 통상 제재나 군사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속력 있는 결의안에 대해서만 거부권 행사 우선순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둘째로, 과거 안보리 표결에서도 중·러는 이란 관련 핵심 사안에서 일관되게 지지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을 들었다.
매체는 “이번 결의안은 전황에 실질적 영향을 주지 않고 제재 조항도 포함하지 않는다”며 “이란과 중국·러시아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역시 흔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푸 대사는 중국이 이번 결의안 협상 과정에 “건설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하면서도 “결의안이 충돌의 원인과 전체 상황을 전면적·균형적으로 반영하지 못했고, 중국 측의 합리적 제안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기권 배경을 밝혔다.
한편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주유엔대사는 바레인 측 결의안에 대해 “명백한 일방주의 성격을 띠며 건설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러시아가 별도로 제출한 중동 정세 관련 결의안 초안은 표결을 통과하지 못했다. 푸 대사는 러시아 초안에 대해 “원칙적이고 균형 잡힌 내용이었다”며 지지를 표했고, 부결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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