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보다 중국이 더 믿을 만하다”… 캐나다·유럽 여론 변화 뚜렷
[인터내셔널포커스] 최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영국 여론조사기관 퍼블릭 퍼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의 전통적 핵심 동맹국들 사이에 미묘한 인식 변화가 확인됐다.
조사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5개국,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이전보다 강해졌고,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중국과의 경제적 거리를 두기는 훨씬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21세기 국제질서의 중심이 미국보다 중국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경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유럽 주요국과 중국 사이의 교역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산업 공급망 역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반면 중국 의존도를 단기간에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한다.
기술 분야에 대한 인식 변화도 눈에 띈다. 일부 유럽과 캐나다 응답자들은 중국이 인공지능과 로봇, 첨단 제조업에서 이미 선도적 위치에 올라섰다고 봤다. 중국이 초지능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먼저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같은 태도 변화에는 미국 스스로의 영향도 적지 않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인권 이사회(UNHRC) 등 주요 국제기구에서 잇따라 이탈하거나 거리를 뒀다. 북대서양 동맹국들에 대한 경제적 압박도 반복했다.
특히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 병합 가능성을 거론하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언급한 발언은 동맹국들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조사에서는 캐나다와 독일 응답자의 다수가 “앞으로 중국과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다면,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점점 신뢰하기 어려운 국가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40% 안팎에 달했다.
세대별 차이도 분명했다.
18세에서 24세 사이 젊은 층은 고령층보다 중국과의 협력 확대에 더 긍정적이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와 짧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중국의 기술 발전과 대규모 건설, 산업 성장 모습을 직접 접하고 있다. 미국 내부의 정치 혼란과 사회 갈등과 비교해 중국을 보다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패권 유지 기대가 강하지만, 동맹국들은 이미 세계 질서를 다극 체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본다.
국제사회 역시 더 이상 무조건 미국 편에 서기보다,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과 실익을 따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편 가르기’보다 실용 외교가 앞서는 흐름이 점점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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