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이란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10대 국가대표 레슬러를 공개 처형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올해 초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위 이후 시위 참가자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당국은 19세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 살레 모하마디(Saleh Mohammadi)를 현지시간 19일 공개 교수형에 처했다고 밝혔다. 모하마디는 지난 1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뒤 체포돼 ‘신에 대한 전쟁’을 의미하는 중죄 혐의로 기소됐다.
모하마디는 이란 중부 쿰 출신으로 국가대표급 유망주로 평가받던 선수였다. 그러나 시위 참여 이후 구금됐고, 재판을 거쳐 사형이 선고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모하마디가 구금 중 고문을 당해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았으며, 공정한 재판 절차 없이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란 당국은 모하마디를 포함해 총 3명을 함께 처형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들이 시위 과정에서 흉기를 사용해 경찰 2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세 사람은 북부 쿰 지역에서 공개적으로 교수형이 집행됐다. 사형 선고를 받은 다른 두 명은 메흐디 가세미(Mehdi Ghasemi)와 사이드 다부디(Saeed Davoudi)로 알려졌다.
국가대표 유망주의 처형 소식은 국제 스포츠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 레슬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브랜든 슬레이는 “한 청소년 선수를 처형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슴이 무너지는 일”이라며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수영 금메달리스트 타일러 클레리는 이번 사건을 “허위 재판에 기반한 처형”이라고 비판했다. 봅슬레이 3관왕 카일리 험프리스 역시 “단지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국가대표 선수를 죽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란에서는 올해 초부터 통화 가치 붕괴와 물가 급등을 계기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는 31개 주, 180여 개 도시로 확산되며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란 당국은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인권단체들은 지금까지 최소 7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위 참가자가 6400여 명, 아동도 200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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