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저비용 개방형 인공지능(AI)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고 성능 경쟁에 집중하는 미국식 전략과 달리, 중국은 가격 경쟁력과 개방성을 무기로 신흥시장 중심의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는 최근 중국의 AI 전략을 다룬 분석 기사에서 중국이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글을 작성한 아가트 드마레 유럽외교협의회(ECFR)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오픈소스 AI 모델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AI 모델 통합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에서는 중국산 개방형 모델 ‘키미(Kimi) K2.6’의 사용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 평가에서도 미국 주요 AI 모델과 비교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운영 비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수백 개의 AI 에이전트(Agents)를 동시에 운용해야 하는 만큼 비용 차이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분석은 중국 AI 모델들이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계열의 AI 모델 ‘통이첸원(Qwen)’ 역시 오픈소스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국가에서는 해당 모델을 기반으로 자체 AI 시스템 구축에 나선 사례도 언급됐다.
분석은 중국 AI 모델이 특히 개발도상국과 신흥시장,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산 AI 모델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크고 서구권 데이터 중심으로 학습된 경우가 많아 현지 언어와 문화적 맥락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의 개방형 모델은 각국이 직접 내려받아 자국 데이터로 재학습하거나 현지 환경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중국 오픈소스 모델 기반 AI가 현지 언어 환경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는 사례도 소개됐다.
다만 AI 경쟁 구도가 곧바로 중국 우위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첨단 반도체와 고성능 GPU, 초대형 연산 인프라 분야에서는 여전히 미국 기업들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AI 경쟁의 핵심이 단순한 최고 성능 경쟁을 넘어 실제 시장 보급과 표준 선점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얼마나 많은 국가와 기업이 특정 AI 모델을 기본 인프라처럼 채택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AI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ChatGPT, Claude, Gemini 등 최상위 모델 경쟁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은 저비용·개방형 전략을 앞세워 신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경쟁의 무대가 반도체와 연구개발 중심에서 실제 산업 현장과 디지털 인프라 확산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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