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이란이 체결했던 60일 임시 휴전이 사실상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미국은 피해는 제한적이지만 필요한 모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혁명수비대 해군과 공군이 공동 작전을 벌여 쿠웨이트 살렘 공군기지와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제5함대 시설 등 미국의 주요 군사시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이 최근 이란 군사시설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앞으로 며칠 동안 중동의 미국 군사기지들은 지옥 같은 시험을 겪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어떤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은 훨씬 더 강력하고 파괴적인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휴전 합의 위반은 양국 간 외교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모든 협상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격 직후 쿠웨이트 국방부는 방공망을 가동해 미사일과 드론 요격에 나섰다고 밝혔고, 바레인 내무부도 공습경보를 발령하며 주민들에게 즉시 안전시설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걸프 지역에서는 주요 군사시설과 항만의 경계 태세도 한층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피해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지역의 이란 군사시설 10곳을 정밀 타격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이란이 국제 상선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감행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미군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중동 내 미군 시설도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즉각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지난 17일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하고 22일 첫 고위급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이후 서로 상대방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군사행동을 재개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사실상 휴전 체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25일 오만만에서 발생한 상선 피격 사건이다. 미국은 이란의 책임을 주장하며 미사일 저장시설과 드론 기지, 해안 레이더 등을 공습했고,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어 미국은 파나마 선적 유조선이 이란 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추가 공습을 실시했고, 양측의 보복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세계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과 해상 물류 차질,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보복과 재보복이 반복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작은 군사적 오판도 대규모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걸프 지역 미군 기지와 국제 항로가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중동 안보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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