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베이징 차오양구 량마차오는 각국 대사관과 글로벌 기업이 밀집한 중국의 대표적인 외교 중심지다. 이곳 미국대사관 내부에는 수십 년째 외교공관 경비를 담당하는 미국 해병대 경비부대(Marine Security Guard·MSG)가 근무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중국 영토에 남은 유일한 외국 군대'라고 부른다. 다만 엄밀히는 미국 해병대 소속 경비요원으로 구성된 외교공관 경비조직으로, 일반적인 해외 미군기지나 외국 주둔군과는 법적 성격과 활동 범위가 다르다. 이들은 중국 정부와 미국 간 합의된 외교적 틀 안에서 미국대사관 내부 경비 임무만 수행한다.
이 같은 특수한 지위는 중국 근대사와 미·중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형성됐다. 1901년 체결된 신축조약은 열강의 베이징 주둔을 허용하며 중국 주권 침해의 상징으로 남았다. 그러나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중국은 외국 주둔군 철수를 추진했고, 1955년 소련군이 뤼순과 다롄에서 철수하면서 중국 본토의 외국 주둔군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전환점은 1970년대였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중 이후 양국은 베이징 미국 연락사무소 설치를 협의했고, 미국은 해병대 경비요원 배치를 요청했다. 중국은 역사적 경험을 고려해 경비 인원과 활동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는 조건 아래 이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79년 미·중 수교와 함께 연락사무소가 대사관으로 승격된 뒤에도 이러한 원칙은 유지됐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MSG는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의 기밀시설과 공관 안전을 담당하는 전문 조직이다. 일반적인 해외 미군부대처럼 독립적인 군사작전이나 치안 활동을 수행하지 않으며, 임무는 외교공관 내부 보안에 한정된다.
2008년 베이징 미국대사관이 현재의 청사로 이전한 이후에도 경비 체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일부에서 거론되는 '수억 위안 규모의 토지가치'는 주변 시세를 바탕으로 한 추정일 뿐 공식 평가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제법상 외교공관 부지는 해당 국가의 영토가 아니다. 1961년 체결된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은 공관의 불가침성과 외교 기능을 보장하지만, 토지의 주권은 접수국인 중국에 있다. 따라서 미국대사관 경비요원 역시 중국 영토 안에서 활동하지만, 활동 범위는 외교공관 내부로 제한된다.
외교사와 국제법 전문가들은 베이징 미국대사관의 MSG를 외국군 주둔이라기보다 국제 외교 관행과 중국의 주권 원칙이 결합된 특수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동교민항의 외국 주둔군과 달리 오늘날의 경비부대는 중국이 설정한 법률과 외교적 합의의 틀 안에서만 활동한다는 점에서 근대 중국의 주권 회복과 외교 현실을 함께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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