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스페인령 북아프리카 도시 세우타(Ceuta)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법 이주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사태로 최소 67명이 숨지고 약 5만 명이 국경을 넘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간에 수만 명이 국경을 넘으면서 스페인은 물론 유럽연합(EU)의 국경 관리와 이민 정책이 다시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인 정부 세우타 대표부는 1일(현지시간) 이번 밀입국 사태로 현재까지 최소 6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 원인과 피해 경위에 대한 공식적인 세부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현지 당국은 희생자 신원 확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를 계속 집계하고 있다.
스페인 내무부는 현재 불법 월경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세우타의 치안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약 4만8,300명이 모로코로 귀환했으며 귀환 인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다만 유입 규모를 놓고는 집계 기관별 차이가 있다. 스페인 정부는 약 5만 명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집계한 반면, 세우타 지방정부는 지난 며칠 동안 약 6만 명이 유입된 것으로 추산했다. 현지에서는 집계 시점과 대상 범위가 달라 통계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추가 월경을 차단하기 위해 세우타와 모로코를 잇는 타라할(Tarajal) 국경 방파제에 해상 차단 시설 설치를 시작하는 등 국경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지난 7월 31일 직접 세우타를 방문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기관과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월 30일부터 대규모 이주민이 모로코 방면에서 세우타로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시작됐다. 세우타와 멜리야는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스페인령 비행지(飛地)로, 육로를 통해 유럽연합 영토에 접근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주민들이 유럽 진입을 시도하는 대표적인 관문으로 꼽혀 왔다.
사태의 배경을 놓고는 최근 스페인 대법원 판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세우타와 멜리야의 특수한 국경관리 체계를 고려해 해상을 통해 도착한 이주민을 즉시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일부에서는 이 결정이 대규모 월경을 부추겼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스페인 국경수비대는 판결 이후에도 유입 규모는 큰 변화가 없다가 특정 시점부터 갑자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산체스 총리는 범죄조직과 인신매매 조직이 법원 판결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며 이주민들을 선동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가들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 확산이 대규모 이동을 촉발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국경 혼란을 넘어 유럽의 난민·이민 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과 모로코 간 국경 협력 강화는 물론, EU 차원의 외부 국경 관리와 인신매매 조직 차단, 난민 보호 기준을 둘러싼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도주의적 보호와 국경 통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이번 세우타 사태 이후 유럽 이민정책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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