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압도적인 출하량을 기록하며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기술 시연 중심이던 경쟁이 실제 산업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는 상용화·양산 경쟁으로 이동하면서 중국의 제조업 기반이 강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가 시장조사업체 스마트 애널리틱스 글로벌(Smart Analytics Global·SAG)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들은 세계 출하량의 97% 이상을 차지했다.
상반기 세계 출하량은 약 1만91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00대의 3배를 넘어섰다. SAG는 올해 연간 출하량이 약 6만대에 이르고 2030년에는 50만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업체 가운데 상하이에 본사를 둔 애지봇(AgiBot)은 상반기 8400대를 출하해 세계 시장의 약 44%를 차지했다. 항저우의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는 5900대를 기록했다. 두 업체만 합쳐도 1만4300대로 세계 출하량의 약 75%에 해당한다.
사용처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SAG에 따르면 산업·상업용이 전체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50%에서 올해 70% 이상으로 높아졌다. 연구실이나 전시장에서 기술을 보여주던 단계를 넘어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강점으로는 제조업 공급망과 양산 능력이 꼽힌다. 전기차와 배터리, 드론 산업에서 구축한 모터·감속기·센서·배터리·전자부품 생태계를 로봇 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대규모 제조 현장은 제품의 시험과 개선, 양산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테슬라(Tesla)와 피겨 AI(Figure AI), 애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 등 미국 기업들이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은 대량생산과 현장 배치에서 먼저 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향후에는 인공지능 성능뿐 아니라 가격과 생산능력, 신뢰성, 작업 효율 등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로봇 산업은 미중 기술경쟁의 새로운 전선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국가안보와 사이버보안 등을 이유로 외국산 첨단 이동형 로봇의 신규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국 로봇 산업을 둘러싼 통상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국의 97%라는 출하량 비중을 기술력이나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과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인공지능과 안전성, 내구성 등 핵심 기술 경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부품 공급망과 대량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먼저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구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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