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철민 기자] 러시아투데이(RT),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은 20일 밤(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에서 SUV 차량이 폭발해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언론은 사망자가 러시아의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라고 밝혔다.
서방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두긴은 모스크바에 영향력이 큰 인물로 묘사된다.
두긴은 러시아 정부에서 지위가 없지만 그는 여전히 "크렘린 싱크탱크"와 '푸틴의 두뇌'로 알려져 있다.
일부 서방 언론은 그의 신유라시아주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정학적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그는 유럽연합과 미국·캐나다의 제재 명단에 차례로 올랐고 서방 언론들은 두긴을 푸틴의 지난 10년간 외교정책 이면의 원동력 중 하나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번 폭발사고는 20일 오후 9시35분쯤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폭발은 도로 한복판에서 일어났고 충격파로 자동차 파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사고 현장의 사진과 영상에는 사고 차량이 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불길에 휩싸인 모습이 담겨있다.
러시아 비상대책 당국은 차량에 타고 있던 1명이 폭발과 충돌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RT는 러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과 소식통들은 사망자가 올해 30세인 다리야 두기나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두기나의 아버지 알렉산드르 두긴이 사건 직후 현장에 도착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으며 비통해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긴은 사고 당일 저녁 모스크바 지역에서 딸 두기나가 게스트로 참석한 가운데 '전통과 역사'에 대한 강연을 했다. 일부 확인되지 않은 설에 따르면 두긴은 당초 딸과 함께 떠날 계획이었으나 홀로 다른 차를 타기로 했고 두기나는 아버지의 SUV를 몰고 떠났다.
현재 사고 원인은 조사 중이다. 최초 보고에 따르면 이 폭발은 사제 폭발 장치와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러시아 측 조사요원들은 폭발 원인이나 어떤 동기도 확인하지 못했다.
이 폭발사건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뒤이어 서로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러시아 외교 당국은 사건의 배후로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의심하고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만약 폭발사건에 우크라이나가 관련돼 있다면 키예프가 국가 테러를 노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일절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보좌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같은 테러국가가 아니라며 "우크라이나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 연방조사위원회는 산하 중앙기구에 수사를 지시한 상태다.
러시아 정치학자이자 사회학자로 확고한 반(反)서방과 '신(新)유라시아주의' 관점으로 유명한 두긴은 '푸틴의 싱크탱크'로 불리며 유럽연합과 미국, 캐나다의 제재 명단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서방 언론들은 두긴을 푸틴의 지난 10년간 외교정책 이면의 원동력 중 하나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CBS는 그를 '푸틴 프로젝트 배후의 극우 이론가'로 묘사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푸틴의 러시아에 대한 시각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 '불가사의한 극우 추진자'로 묘사했다.
두긴은 서방 언론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특별 군사행동'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는 서방 자유주의가 나치즘과 결부돼 있다며 "특수 군사행동은 신성한 범주에 속한다"는 칼럼을 쓴 바 있다. 그의 눈에는 러시아와 서방의 싸움은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라 가치관의 싸움으로 비쳤다.
또 다른 칼럼에서는 냉전 시대의 '3세계' 이론을 바탕으로 포스트 글로벌 시대에 중국, 러시아, 인도가 모두 '제2세계'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두긴의 딸인 두기나는 아시아유럽 국제운동의 정치분석가로 대(對)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직설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칼럼을 통해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생물실험실을 세우는 데 따른 위험을 고발하기도 했다.
올 3월 미국 정부는 두기나를 미국 내정에 개입하려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라흐타 프로젝트'에 관여했다며 제재 명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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