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극명하게 다른 입장을 드러내는 것 외에도 새로운 '관세 전쟁'이 발발할 위기에 처해 있다. 2월 2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품목에 대해 EU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은 유럽연합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고, 양측 간의 경제·무역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정책 개정의 배경으로 미-EU 무역 적자를 꼽았다. 그는 “EU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미-EU 무역 적자가 3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동차 관세에서 EU가 더 낮은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추가 관세를 통해 무역 균형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EU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EU 무역 적자는 약 560억 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미국은 상품 무역에서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서비스 무역에서는 흑자를 냈다는 점이 주목된다.
EU와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유럽 위원회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과의 소통을 통해 양측 국민과 기업을 위한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는 “대응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으며,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부 장관은 미국의 결정을 “매우 나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미국이 유럽 상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EU도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상호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일의 자동차와 철강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자동차 산업 협회의 베른하르트 뮐러 회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미국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비용도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공정무역’ 주장이 실제로는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키는 일방적 보호무역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국제학 연구소 미국연구소의 강지에 부연구원은 “EU의 수출 감소로 GDP가 0.11%~1.7%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독일 경제가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는 EU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의 무역정책 연구원 가브리엘라 힌츠는 “미국이 EU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제조업체의 생산 비용과 국내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미국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경제적 문제를 넘어 미-EU 간의 전략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외교적 불협화음에 이어 무역 분야에서의 갈등이 더해지면서, 양측의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상태에 이르렀다.
최근 EU 고위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미-EU 관계의 미래가 양측이 무역과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EU 사이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 양측 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EU는 미국과 연간 1.5조 유로 이상의 무역을 진행하는 가장 큰 경제 파트너 중 하나로, 미국의 관세 조치는 유럽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한편 EU는 남미 공동시장과의 자유 무역 협정 체결 등 다각화된 무역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 압박에 대응하며 유럽은 자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이 언제, 어떻게 해소될지 주목된다. 양측이 무역 분쟁을 넘어 전략적 협력의 틀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그 해법은 아직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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