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중국에서 국가 전략자산인 희토류를 해외로 빼돌리려던 시도가 또다시 적발됐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저장성(浙江)의 한 희토류 업체 내부 직원이 있었다. 그는 회사 창고에서 1.6톤(약 3200근)의 희토류를 감쪽같이 빼내 해외로 밀반출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외부 침입 흔적도 없었고, CCTV도 이상 없었지만, 사라진 희토류의 행방을 추적한 끝에 내부자와 해외 세력의 공모가 드러난 것이다.
범인은 물류 기록을 조작해 희토류를 일반 화물로 위장하고, 눈에 띄지 않는 운송업체를 통해 정상 물류처럼 위장 수출을 시도했다. 수출 신고서도 고쳐 목적지를 애매하게 적는 등 정교한 수법이 동원됐다. 중국 매체들은 “기업 내부 관리 허점을 노린 전형적인 산업 스파이형 밀수 사건”이라며 이번 일의 심각성을 전했다.
이 같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는 한 희토류 기업 고위 간부가 수년간 해외 기업에 데이터와 정제 기술을 넘기고 거액을 받은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그는 수천만 원대의 기술 정보를 건네며, 대가를 해외 가족 계좌로 받았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술은 수입국이 수십 년을 들여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안보 차원의 중대한 유출로 보고 있다.
중국 내 희토류 밀수 수법은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다. 최근 선전(深圳) 해관은 일반 건축 자재처럼 보이는 벽돌 내부에서 희토류 분말을 발견했다. 무게가 정상보다 무거워 확인한 결과, 벽돌 안이 전부 희토류였다. 어떤 조직은 마네킹 복부에, 어떤 곳은 타일 원료나 생수병 속 ‘가짜 음료’에 희토류를 넣는 식으로 위장해왔다. 한 기업은 ‘합금 부품’ 명목으로 21차례에 걸쳐 희토류를 수출하다 적발됐다.
이처럼 무리하게 밀수를 시도하는 배경에는 높은 이윤이 있다. 불법 채굴로 3만 위안(약 550만 원) 정도가 드는 1톤의 희토류는 해외에서 15만 위안 이상에 거래된다. 정제 후 네오디뮴 자석 등으로 가공하면 국제 시세는 40만 위안까지 치솟는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불법 유통이 군수산업으로 연결될 경우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희토류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군수 장비의 72%에는 중국산 희토류로 만든 부품이 들어가 있으며,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자 F-35 전투기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희토류 정제 기술이 부족해 독자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 내부의 밀수와 기술 유출을 통한 우회 확보를 시도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밀수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고강도 단속에 나섰다. 세관에는 ‘30초 희토류 판별기’가 도입됐고, 희토류 시료마다 ‘DNA 마크’를 부여해 유통 경로를 역추적할 수 있게 했다. 동남아로 밀수된 희토류가 도금 처리 후 역수입되려 했으나, DNA 추적 시스템을 통해 적발된 사례도 보고됐다. 정부는 ‘희토류 수호자’ 앱을 통해 밀수 제보를 받고 있으며, 최고 500만 위안(약 9억 1000만 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최근에는 시민 제보로 위장 화물을 반복 수출하던 한 기업의 밀수가 적발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6개월간 수십억 위안 규모의 밀수품을 적발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뿐 아니라 미사일, 전투기 등에도 들어가는 전략 물자다. 당국은 “희토류는 국가의 핵심 자산”이라며 내통자와 밀수 조직에 대한 엄벌을 예고했다. 최근 적발된 저장성 사건의 관련자들은 아직 재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과거 유사 사례처럼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원과 기술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각인시키며, 희토류의 전략적 통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은 “1.6톤이든 1근이든, 이제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도록 감시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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