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이 남쪽의 섬 하이난을 '세계 최대 자유항'으로 성장시키는 국가적 실험을 가속화하고 있다. "100년에 걸쳐 이룬 홍콩의 성공을 15년 만에 재현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면세 쇼핑부터 디지털 인프라, 의료특구에 이르기까지 3만5천㎢의 섬 전체가 거대한 경제 실험장으로 변모 중이다.
하이난은 더 이상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다. 삼야의 면세점에서는 고급 카메라와 접이식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고, 양푸항에는 바이오 연료를 가득 실은 초대형 화물선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있다. 예전 홍콩에서 명품을 사던 중국 본토 관광객들은 이제 하이난에서 확대된 면세 혜택과 실시간 전자결제 시스템을 활용하며 전자제품을 쇼핑한다.
이 전략은 홍콩의 단순 복제가 아니다. 기업·개인소득세 15% 등 유사 정책을 채택했으나 금융 중심지인 홍콩과 달리 디지털 경제·정보 산업·의료 서비스를 핵심으로 경제 구조 자체를 재편하고 있다. 삼야에 건설 중인 국제데이터센터는 동남아와 중국 본토 간 데이터 허브로 기능할 800PFlops급 연산 능력을 목표로 한다. 현지 엔지니어는 "홍콩이 자본을 연결했다면 하이난은 데이터와 기술의 흐름을 연결할 것"이라며 정보 중심 시대를 예고한다.
보아오 국제의료특구에서는 중국 본토에서 아직 허가되지 않은 해외 의료기술이 시범 운영된다. 일본 세포치료 기술로 수백 명의 암 환자를 치료한 실적이 있으며 홍콩 의사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넓은 공간과 유연한 규제가 의료 혁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이 변화의 핵심에는 2025년 시행 예정인 '봉관(封關)' 제도가 있다. 하이난 전역에 중국 본토와 별도의 세관이 설치되어 물자 이동이 수출입으로 처리된다. 관광객이 휴대하는 코코넛까지 통관하지는 않지만 실질적 독립 경제권이 형성되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하이난을 홍콩의 '백업 플랜'으로만 육성하지 않는다. 450조 원 규모의 투자로 항만·고속도로·데이터센터·의료단지 등 복합 인프라가 구축되며 세계 경제 흐름에 맞춰 제도·기술·산업 구조를 재설계하고 있다. 따뜻한 기후를 활용한 고령층 유치와 '홍콩 R&D + 하이난 제조' 모델로 글로벌 기업을 유인하는 한편, 홍콩 과학단지 유치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근본적 의문은 남는다. 하이난이 진정 '제2의 홍콩'이 되어야 할까?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도시 개발을 넘어 교역·자본 중심의 홍콩 모델을 극복하고 디지털·친환경·의료·관광이 결합된 복합 자유지대 모델을 제시한다. 면세점 앞에서 할인율을 계산하는 청년, 녹색 전력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삼야의 서버, 병실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환자—이런 풍경 속에서 중국은 스스로 묻는다. "진정 필요한 것이 과연 또 다른 홍콩인가?"
BEST 뉴스
-
전 세계 한글학교, 민화로 하나되다
△제14회 발표회(10.20) 개최식 기념촬영 ©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동포투데이]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은 20일 서울 강남구 한국전통문화원에서 제14회 발표회를 열고, 한국 민화를 주제로 한글학교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
中 외교부, 희토류 수출 규제 관련 입장 재확인
[동포투데이] 중국 외교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 정책과 관련해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10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희토류 수출 관리 조치는 체계 규범화와 제도 완성을 위한 것으로,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며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 의무 이행이 목적... -
시진핑, 이재명에 샤오미 스마트폰 선물…“백도어 확인해보라” 농담
[동포투데이]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국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린 회담 자리에서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친선을 다졌다. 시주석은 이대통령과 부인에게 샤오미 플래그십 곡면 스마트폰과 전통 문방사우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스마트폰의 통신 보안 문제를 농담 삼아 묻... -
“중국이 아니라 변화가 두렵다” — 한국 내 반중 감정의 진짜 이유
[동포투데이]서울 명동의 한 카페. 28세 직장인 지수 씨는 휴대전화에 뜬 ‘중국 전기차, 한국 시장 점유율 15% 돌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곧장 ‘화나요’ 버튼을 눌렀다. “또 시장을 뺏긴다는 건가요?” 이런 반응은 요즘 한국 사회에서 낯설지 않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
트럼프-시진핑, 한국서 회담…양국 “소통은 유지, 결과는 미지수”
[동포투데이]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30일 한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이후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 앉는 자리로, 미·중 간 대화와 분쟁 관리 채널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만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
“아기만은 살려야”…오산 화재서 두 달 된 아기 이웃에 건넨 중국인 여성, 추락사
[동포투데이] 20일 새벽 경기도 오산의 한 상가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중국인 여성이 두 달 된 아기를 이웃에게 건네 탈출시키고 자신은 불행히도 추락해 숨졌다. 오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5분께 오산시 한 5층짜리 상가주택에서 불이 났다. 5층에 거주하던 30대 중국 국적 여성은 불길이 ...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연길, 3년 연속 ‘중국 100대 관광지’ 선정
-
다카이치 발언 논란… 中, 류큐 지위 거론에 日 ‘당황’
-
中, 일본 간첩 활동 잇따라 적발…평화 위협 불용
-
일본 보이그룹 광저우 팬미팅 취소… 다카이치 발언 후폭풍 중국 내 확산
-
다카이치 ‘대만 유사’ 발언 후폭풍… 中 “침략행위면 정면타격”, 日 내부도 강력 비판
-
“대만 문제 외부 개입 안 돼”… 국민당, 日 총리 발언 강력 경고
-
日 의원 “中, 유엔 승인 없이도 일본 군사 타격 가능” 발언 파문
-
日 전직 총리 3인, 다카이치에 일제히 경고… “경솔한 발언 말라, 대만은 중국의 일부”
-
中, 황해 한복판서 실탄 사격 훈련… 주변국 “왜 지금이냐” 촉각
-
中 해방군보 “일본, 대만해협 개입은 파국으로 가는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