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중국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중국선박집단이 중국중공업을 흡수·합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조선시장의 시선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중국은 단숨에 세계 최대 상장 조선사를 갖추게 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8월 11일 “미국과의 경쟁이 중국을 세계 최대 조선 기업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합병이 비용 절감과 군민(軍民) 조선 자원 통합,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조선업은 장기간 침체로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와 항만 사용료 부과를 거론하며 중국 조선업 성장세를 억제하려 하지만, 효과는 불투명하다. 한때 조선 강국이었던 일본도 이를 기회로 삼아 점유율 회복에 나섰다.
합병 주체인 중국선박집단과 중국중공업은 중국 조선업계의 양대 축이다.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거래 규모는 약 1,151억5천만 위안(약 160억 달러)에 이르며, 군수·해양플랜트·고급 제조업 등 국가 전략 산업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중대 조치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안에 합병이 마무리되면 세계 최대 조선기업이 탄생하게 되며, 이를 발판으로 중국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대외 충격에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매슈 푸나이올레 분석가는 “이번 합병은 중국이 군민 융합 전략을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상선과 군함 생산이 기술·인력·인프라를 공유하며 통합되는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해운 분야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양사의 신규 수주량은 전 세계의 약 17%를 차지했다. 합병 뒤 수주 잔량은 530척 이상, 총 5천400만 DWT(재화중량톤)로 세계 1위이며, 최근 연간 매출은 약 180억 달러에 달한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건조한 선박은 전 세계 총 톤수의 55%를 차지했고 미국은 0.05%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 해군 통계에선 중국 조선 생산 능력이 미국의 23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조선업의 쇠퇴는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선박에 높은 항만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반전을 꾀하지만, 글로벌 해운업계는 회의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조치가 세계 해운사들에 ‘중국 선박을 빼느냐, 비용 폭등을 감수하느냐’는 선택을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머스크는 중국 조선소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신규 선박 주문은 전년 대비 48% 줄었다. 중국 최대 민영 조선사 양쯔장조선의 수주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일본은 2030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두 배로 높이겠다며 ‘전일본’ 전략을 가동하고, 67억 달러 규모의 민관 협력 기금을 포함한 대규모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중국의 글로벌 조선 지위를 흔들기는 어렵다고 본다. 싱가포르국립대 황광리 교수는 “조선업은 중국이 반드시 확보하려는 핵심 역량이며, 미·중 경쟁이 그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조선업은 기술 혁신과 시장 경쟁을 통해 성장했으며, 세계 무역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왔다”며 미국의 비판을 반박했다.
미국 내 연구 보고서들조차 자국 조선업 쇠퇴의 원인을 과도한 보호주의에서 찾으며, 중국을 탓하는 것은 사실과 경제 논리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흔들림 없이 세계 조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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