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한국과 중국이 아시아 경제 협력의 주요 파트너로 긴밀히 협력해왔던 과거와 달리 최근 양국 관계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 중국이 한국의 초청 요청에 사실상 ‘읽고도 답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자 한국의 불안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 급감과 원화 약세로 위기를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표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타격을 입으며 중국 시장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2024년 기준으로도 한국 반도체 수출의 40% 이상이 중국에 집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특사단은 베이징을 찾아 자동차 부품 수입 확대, 신인프라 협력, 자유무역협정 재개 등을 요청하며 사실상 구원 요청을 던졌다. 한국은 일부 무역 제한을 자발적으로 완화하며 유화 제스처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압박 속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의 ‘우정’이 아닌 실질적 이익을 강조하며 한국이 설정한 기술 장벽과 시장 진입 제한을 문제 삼았다. 실질적 양보 없이는 협력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국 쪽에서는 “이제 협력은 조건부이며, 과거처럼 의리로만 풀 수 있는 단계는 끝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기반으로 한 협력 확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지만 한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걸림돌로 지적된다. 특사단은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탄소중립 기술, 인재 교류와 문화 협력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을 제안했지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국 수출기업의 80%는 중국 시장을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지만 동시에 정책 불확실성과 기술 장벽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전문가들은 중·한 협력은 더 이상 ‘정(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과 기술의 문제라며 한국이 기존의 유리한 조건만을 고집한다면 양국 관계의 균열은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중 관계는 과거의 ‘경제적 동반자’ 이미지를 벗고 조건과 이해관계가 노골적으로 충돌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한국은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하고, 중국은 이를 협상 지렛대로 삼고 있다. 앞으로의 협력은 서로가 얼마나 현실적인 양보와 조건을 내놓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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