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는 이주민은 크게 줄었다. 그런데 바다에서 목숨을 잃거나 사라진 사람은 오히려 늘었다. 국경을 넘는 사람은 감소했지만 이들이 택하는 항로가 더 멀고 위험해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이주기구(IOM)가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15일까지 해상으로 유럽에 도착한 이주민과 난민은 약 6만 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9만8040명보다 39% 줄었다. 반면 지중해와 대서양을 건너다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은 22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99명보다 늘었다.
IOM의 최신 유럽 이주 대시보드에는 9월 15일 현재 해상 도착자가 5만9495명, 육상까지 합친 전체 도착자는 7만205명으로 집계돼 있다. 올해 유럽으로 향하다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은 2298명이다.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중앙지중해 항로에서 이런 흐름이 뚜렷하다. 이 항로를 통해 유럽에 도착한 사람은 지난해 4만8231명에서 올해 2만1393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사망자는 844명에서 996명으로 늘었다.
그리스 쪽도 상황은 비슷하다. 도착 인원은 지난해보다 약 5000명 줄었지만 사망자는 47% 증가했다. 최근에는 튀르키예에서 에게해를 건너는 기존 항로뿐 아니라 리비아 동부에서 크레타섬까지 직접 향하는 장거리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 작은 선박으로 먼 바다를 건너야 하는 만큼 사고 위험도 커진다.
실제로 지난 14일 리비아에서 크레타로 향하던 배가 크레타섬 남쪽 약 75㎞ 해상에서 사고를 당했다. 그리스 당국은 51명을 구조했지만 1명이 숨지고 2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항로에서도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카나리아제도로 향하는 대서양 항로를 포함해 올해 스페인 방면에서 879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공식 통계가 모든 희생자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출항한 배가 바다에서 사라져 사고 자체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IOM은 실제 사망·실종 규모가 현재 집계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유럽 각국의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해상으로 도착하는 사람은 줄었다. 하지만 일부 이동 경로가 더 길고 위험한 항로로 바뀌면서 사망·실종자는 반대로 증가했다.
올해 유럽의 해상 이주 통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이 엇갈림이다. 바다를 건넌 사람은 줄었지만, 그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사람은 더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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