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여인들 왜 우아하게 늙지 못할까?
동남아를 여행하면서 호텔에 투숙해 식당에 가거나 수영장에서 헤염치거나 또는 화원에서 바람을 쏘일적마다 나의 곁을 지나는 서양남성들은 매우 예의가 있게 손짓해주었으며 어떤 경우에는 선의적으로 웃으며 거기에 중국말로 “니호우?( 你好?)”란 말 한마디씩 해주어 나를 기쁘게 했다.
또한 비가 올 것 같으면 이들은 화제를 날씨에 돌리기도 하고 그외 시사와 정치로부터 여행중 목격하는 개인의 정사, 주변의 이모저모와 기이한 일…어쨌든 나로 하여금 감탄하게 하는 것은 일부러 나와 말을 걸려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나같은 중년여인들을 놓고 보면 피부가 그닥 희지 못하고 아름답지 못하며 그렇다고 부자도 아니어서 홀로 커피숍에나 들어갈 때면 어딘가 당황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면 지난 세기 80연대생이거나 90연대생이 주동적으로 알은체를 해줄리가 없는 것이다. 하긴 내가 만약 포르노 DVD판이라도 갖고 있는 여인이라면 모를까?
하지만 서방의 남성들은 나같은 중년여인과도 곧 잘 말을 걸어온다. 그것은 일부러 그 무슨 목적을 갖고 접근하는 것도 아니었다. 어느 거리나 골목에서 익숙한 사람 만난듯이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비록 기혼인사였지만 외국남성들과는 완전히 흉금을 털어놓는 대화가 가능했다. 이는 이성에 대한 흡인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순 우정의 대화로 말이다. 어떤 경우에는 과분한 대우나 총애를 받고 또한 상대방이 아주 단마크의 신사와도 같은 멋진 남성이어도 마찬가지였다.
과분한 대우나 총애를 놓고 말하면 중국여인들에 비해 서방의 여인들은 이를 아주 자연스레 받아들인다. 그녀들은 남성들의 과분한 대우나 총애 앞에서도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헤쳐진 앞가슴을 가리느라 하지도 않는다. 또한 의식적으로 눈길을 딴 곳에 돌리지도 않는다.
이성앞에서 서양의 여성들은 아주 자연스러우며 심지어 어느 정도 경망을 떨기도 한다. 이는 그녀들이 장기간 살아온 것이 이성과 잘 어울리는 환경이란 점도 배제할 수 없는 것 같다. 서양여인들은 메니큐어(指甲油)와 립스틱을 선택할 줄 알았고 색깔이 선명하고 가슴이 패인 비키니를 잘 입기에 얼굴은 더욱 공작새처럼 이뻤으며 웃을 때마다 남성들로 하여금 가슴이 설레이게 했다. 또한 그녀들은 거리의 음식도 버킹검 궁전(白金汉宫)의 음식처럼 우아하게 먹을줄도 알았다. 60세가 넘어도 서양의 여인들은 여전히 자기의 일거 일동, 얼굴의 매 표정마다 남성들 눈에는 현장 생방송으로 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때문에 서양의 여인들은 16살 때부터 자신을 관리하는 것을 습관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서방세계에서는 나보다 더 연상의 여인 아니, 나의 할머니뻘이 되는 여인과 휄체에 의지하는 여인마저도, 오직 여인이기만 하면 아무리 늙었다 해도 모두 남성들로 하여금 김이 빠지게 하는 꼴불견 여인으로 보이지 않으며 노파로 되어 자신의 여성특징을 상실하는 노릇은 더욱 하지 않는다.
이런 서양여인들의 거동을 통해 나는 원 소녀시대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자신심이 생겼으며 아울러 충분한 안전감도 갖게 되었다. 이 또한 내가 국내의 생활을 혐오하고 두려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상상해보라. 나처럼 나이가 근 40살에 달하고 허영심도 어느 정도 남아있는 여인이라고 할 때 오직 유순해야만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사회에서 생활한다면 그건 그냥 “안정식품”과도 같다. 하지만 이는 전반 여인의 인생으로 볼 때 극히 상심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여인들은 왜 우아하게 늙을 수 없는가? 누군가 이는 중국남성들의 핍박에 의해서라고 했다. 맞다. 중국의 완고통 남성들의 눈은 늘 젊고 잘 생긴 여인만 이쁘게 보고 있다. 지어는 별 밥맛마저 잃어질 정도로 생긴 실혼남까지도 20대 초반의 여인을 넘볼까 하면서 두 번째의 혼인을 꿈꾼다. 그리고 호주머니에 돈이 좀 있고 뱃속에 먹물이라도 좀 들어간 남성들은 한술 더 떠서 로리타(나이든 남성한테 성적매력이 있는 조숙녀)같은 여인을 정복하지 못하면 사내가 아니라고 한다. 이는 일종 중국 여인들의 비극이며 특히 중국의 중노년 여인들한테는 절망끝에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게 한다.
때문에 중국여인들이 우아하게 늙자면 그 유일한 출로는 중국의 완고통 남성들을 극력 멀리하는 것이다. 보다 더 멀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멀리 있는 “올리브나무”를 위하여 때이르게 자기자포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심을 갖고 자신을 가꾸고 떳떳해야 한다.
동포투데이 김철균 기자
ⓒ 인터내셔널포커스 & 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청와대의 저주’는 미신이 아니었다
글|안대주 무기징역.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 내려진 형량이다. 한국 헌정사에서 이보다 더 추락한 대통령은 없다. 흔히 ‘청와대의 저주’라는 말이 따라붙지만, 이번 사안은 미신의 영역이 아니다. 권력을 사유화한 결과가 어디까지 가는지를 보여준 정치적·사법적 결론이다. 윤석열은 끝까... -
야당이 된 보수의 기이한 충성심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다음 날,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이 국민 앞에 섰다. 국민이 기대한 것은 사과였고, 최소한의 거리두기였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사법부에 대한 공격과 “계엄은 곧 내란이 아니다”라는 궤변이었다. 보수 정당 대표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 -
왜 중국인은 설이면 해바라기씨를 까먹을까
[인터내셔널포커스]설이 오면 중국의 거실 풍경은 묘하게 닮아 있다. 상 위에는 진수성찬이 오르지만, 대화의 중심에는 늘 차탁 위에 놓인 해바라기씨 한 접시가 있다. 손에 쥐고 하나씩 까먹는 이 단순한 간식은, 수천 년이 흐른 지금도 중국 설날의 배경음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왜일까. 중국의 화가이자 산... -
숫양이 새끼를 낳는 날까지… 소무, 19년 충절의 기록
소무(蘇武)는 한나라 시기의 사신(외교관)이자, 오늘날까지도 충절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북해에서 양을 쳤다’는 유명한 일화 뒤에는, 개인의 삶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국가에 대한 충성을 지켜낸 한 인간의 비극적이면서도 숭고한 선택이 담겨 있다. 소무는 한무제 시대에 태... -
국제사회가 묻는다,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정당했는가
국제사회가 중동 정세의 긴장이 외교적 중재를 통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던 시점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합동 군사공격을 단행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가까스로 이어져 오던 외교적 흐름에 중대한 균열을 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유엔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
다문화 사회 20년… 지방의회엔 왜 이주여성이 없나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권은 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후보 명단에는 변화한 한국 사회의 현실이 충분히 담기지 않는다. 특히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이주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은 여전히 미약하다. 우선 현실부터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