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일본 방산·중공업 대기업 가와사키중공업이 해상자위대에 납품한 잠수함용 엔진의 연료 효율 시험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을 인정했다. 일본 방위성은 26일 가와사키중공업의 방산 관련 입찰 참여를 약 두 달 반 동안 중단하는 제재를 결정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이날 선박용 엔진 시험 데이터 조작과 관련한 보완 보고서를 공개하며, 해상자위대용 잠수함 엔진에서도 연료 효율 수치가 조작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유사한 부정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가와사키중공업은 2024년 8월에도 선박용 엔진 시험 데이터 조작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문제로 확인된 엔진은 총 673대에 달했다. 방위성은 이번 사안이 군수품 신뢰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제재에 나섰다.
일본 제조업계를 둘러싼 데이터 조작 논란은 최근 수년간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에는 철강 대기업 고베제강소가 제품 출하 데이터를 조작해 미달 제품을 합격품으로 둔갑시킨 사실을 인정했다. 해당 제품은 자동차·철도·항공우주·군수 분야에까지 공급돼 수백 개 기업이 영향을 받았다.
2021년에는 미쓰비시전기가 나가사키 공장에서 수십 년간 검사 데이터를 위조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열차 공조기와 공기압축기 등 약 8만4000대가 대상이었고, 일부는 해외로 수출돼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독일의 지하철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히노자동차의 엔진 배출가스·연비 데이터 조작이 폭로됐다.
2024년 들어서도 유사 사례가 잇따랐다. 1월에는 도요타자동직기의 일부 자동차 엔진 데이터 조작이 보도됐고, 4월에는 중공업사 IHI가 자회사에서 2003년 이후 4000대가 넘는 엔진의 연비 수치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6월에는 국토교통성이 도요타를 포함한 주요 완성차·이륜차 업체들의 충돌시험, 출력·제동 성능 데이터 부정 사실을 공개했다. 문제 차량은 약 518만 대에 이르러 대규모 리콜과 경영진의 공개 사과로 이어졌다. 9월에는 JR동일본과 일본화물철도에서도 열차 바퀴 설치 과정의 시험 데이터 조작이 적발됐다.
일본 언론은 잇따른 조작 스캔들로 ‘일본 제조’의 신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제조업의 장인정신 상실이 우려된다”며 “품질과 신뢰를 상징하던 일본 제품의 명성이 반복되는 부정 행위로 훼손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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