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 한주원
 
전관예우란 판사나 검사로 재직했던 사람이 변호사로 개업하면서 맡은 사건에 대해서 법원과 검찰에서 유리하게 판결하는 법조계의 관행적 특혜를 말한다. 우선 법조계에서 이 전관예우라는 것은 대체로 형사 사건에서 전관 판사나 검사가 변호를 하면 다른 사건에 비교하여 형량을 낮추어주고 피고는 변호사에게 막대한 금액을 수수료와 성공사례금을 주는데 사실상 이는 국가의 형벌권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형사 사건의 주된 고객이 조직폭력배를 포함하여 파렴치범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알고 있는 전관예우의 헛점이 분명 존재함에도 일반 사람들이 무조건 전관예우를 고집하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 사실상 전관예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실체없는 것이고, 오로지 사람들을 우롱하는 달콤한 솜사탕에 불과하지만 갑절 이상의 수임료를 주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전관예우든 아니든 변호사는 그 능력치에 부합하여 사건을 진행하기 때문에 전관예우라 하더라도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소송을 하는 일반 변호사를 당할 수 없다. 그런 논리적인 능력치를 강조하는 것보다 전관예우만을 강조한다면 판단은 어디까지나 의뢰인의 몫이다.

1심 사건에서 전관 출신 변호사가 승소를 하였고 2심에서 뒤집어 우리 쪽이 승소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면 전관예우와 관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사건의 맥을 짚지 못하고 법정에서 횡설수설하는 변호사도 많이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심급 사건이기 때문에 아무리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라 할지라도 심급이 올라갈 수록 그 능력치가 부족하면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가 피해를 보는가? 당연히 의뢰인들이다. 사기를 왜 당하는지 생각해보면 알 것이다. 달콤한 유혹에 못이겨 덜컥 돈을 빌려줬다가 사기를 당하는 것이 아닌가? 그 사기를 당한 사람이 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검사 출신 변호사를 찾는 것이다. 공직에 발만 살짝 담궜다고 막대한 수임료를 지불하면 또 정신을 못차리는 것이다.

또 어떤 의뢰인이 판결문을 가지고 채권추심을 의뢰하려고 왔었다. 문제는 그 판결문의 1심이 끝나자 마자 들고 온 것이고 ‘판,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맡았다고 귀뜸을 한다. 필자와 변호사가 머리를 맞대고 아무리 분석을 해봐도 상대방 항소로 패소할 사건이 였기 때문에 채권추심은 이르다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는 그 의뢰인에게 본 사건을 승소로 끝나더라도 후에 집행정지를 신청함과 동시에 또 소송에 휘말릴 수 있을 것이고 그 때는 패소할 것이라고 충고하였다.

한 달 뒤 그 의뢰인은 우리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고 몇 달 후 상대방의 항소로 패소하여 전관출신 변호사의 배만 불려줬다고 토로하였고 결국 건진 성과는 없이 헛수고만 한 셈이 되었다. 이 사건의 대법원 심급을 맡아 처리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으나 전관 변호사의 진행 내역을 분석해 본 결과 진술의 번복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여, 본 사건을 맡을 수 없었다.

모든 항소 사건은 앞 전의 변호사가 어떻게 대응했느냐에 따라 심급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건 자체를 망쳐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전 직장의 직함과 간판을 암묵적으로 상술에 이용하는 것은 의뢰인을 기만하는 행위에 앞서 어려운 자금 사정에 있는 의뢰인을 두 번 울리는 짓이다.

전관예우,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판사 출신 변호사, 국회의원 출신 변호사 라고 광고를 하는 것은 좋다. 또 변호사 업계의 방송 출연이 많이지고 있는 이즈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TV에 나오는 변호사는 유명하다’, ‘잘 하나 보다’하고 세간의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지만, 결국 그들이 풀어놓는 것은 일반적인 책에 나온 법 구절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그리고 본연의 업에서 실력으로 묵묵히 싸우기보다, 다른 업을 이용하여 본인의 욕심을 체우려 한다면 그렇게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법률을 하는 사람이라기 보다, 연기를 하는 사람에 가깝다고 본다.

정작 유능한 변호사를 찾는 가장 빠른 팁을 알려주자면, 사건에 대해서 청사진을 제시하고 말만 들어도 그 전략을 그려낼 수 있는 변호사를 만나는 것이다. 채권추심을 하더라도 그러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소송이 끝나고 돈을 받는 절차나 방법에도 전략이 있듯이 소송을 수행함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우리가 관상을 보듯이 내가 믿음이 가야 그 사건도 해결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의뢰인은 그런 변호사를 찾아가야 할 것이다. 그런 류의 변호사를 찾는다면 엉뚱한 곳에서 사건 분석을 할 필요도 없고 따라서 그런 곳에서 사건을 의뢰해야 한다.

사건의 핵심을 잘 풀어낼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 사건의 처음과 끝을 내다보고 한 마디만 들어도 결과가 어떻겠구나, 모두 그려지는 것이다. 그런 사람 앞에서 전관예우는 언제든지 무너지기 마련이다. 만일 그러한 사건이 발생이 되었고 상대방이 판, 검사 출신 변호사라 하더라도 필자는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런 각오 없이 어떻게 세상과 마주할 수 있겠는가? 필자가 한 연설문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세상은 논리에 무너지고 논리를 가진 자 주먹에 무너진다. 하지만 논리와 주먹을 모두 가진 자가 상대를 쳐내기 위해서는 윤리만 잠시 잊으면 된다” - 사싱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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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원 칼럼] 전관예우 변호사는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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