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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

  • 허훈 기자
  • 입력 2025.10.0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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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스웨덴 스톡홀름 현지시각 9일 오후 1시(한국시각 오후 7시), 스웨덴 한림원이 202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를 발표했다.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종말의 두려움 속에서도, 예언적 통찰과 강렬한 언어로 예술의 힘을 새롭게 증명했다”는 점을 꼽았다.


1954년 헝가리에서 태어난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유럽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꼽힌다. 그의 대표작 '사탄탱고(Sátántangó)'는 이미 한국에도 번역·출간돼 있으며,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Béla Tarr)가 연출한 이 영화는 8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으로 인간 존재의 황폐함과 구원의 불가능성을 압도적인 흑백 영상으로 그려냈다. 벨라 타르의 또 다른 작품 '보이저의 탄식(The Turin Horse)'역시 크라스너호르카이의 소설 '저항의 멜랑콜리'를 원작으로 삼았다.


벨라 타르의 영화 대부분은 크라스너호르카이가 쓴 각본에서 출발했고, 그의 소설은 다시 벨라 타르의 카메라를 통해 시각적 세계로 확장됐다. 두 사람은 문학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든, 20세기 말 예술 협업의 상징으로 남았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2009년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을 방문하며 동양적 사유에 깊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그의 문체는 더욱 사색적이고 절제된 방향으로 나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번 수상 발표에서 “그의 작품은 세계의 종말을 바라보는 눈이자, 그 안에서 여전히 작동하는 인간적 성찰의 언어”라고 평했다.


그의 후기 대표작 '북쪽에는 산, 남쪽에는 호수, 서쪽에는 길, 동쪽에는 강'(2003)은 일본 교토 남동부를 배경으로 한 명상적 서사다. 비밀의 정원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인간이 감각할 수 있는 마지막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 작품은 그의 대작 '서왕모 하범기(2008)'의 서곡으로 이어진다. 후자는 17개의 이야기를 피보나치 수열로 배열한 실험적 구성을 취해, 무상한 세계 속에서 예술과 구원의 의미를 묻는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문학은 긴 문장과 밀도 높은 내면 묘사로 인간 존재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의 작품들은 독자를 일상과 비일상, 현실과 초월의 경계로 데려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스웨덴 한림원이 말한 “말로 다할 수 없는 창작의 근원으로 독자를 이끄는 문학적 여정”은 바로 그의 작품 세계를 가장 정확히 표현하는 문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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