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회사가 의뢰하는 채권추심은 의외로 소액도 많아
필자가 일하는 곳은 채권추심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법률사무소이다. 사무실에서 해외 관련 업무를 담당한 필자가 하는 일 중 하나는 우리나라 수출 업체들이 외국에 수출하고 받지 못한 미수금을 받아주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나라 업체들이 외국 수입업체로부터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만큼 외국업체들이 한국으로 수출하고 받지 못한 미수금의 추심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
특이한 것은, 외국업체들이 한국업체로부터 받아 달라는 미수금은 금액이 적은 경우도 많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1,000불 정도, 우리나라 돈으로 백 만원 정도의 돈도 받아달라고 의뢰를 한다. 그 외국 회사들이 1,000불에 회사 사운을 걸 만큼 작은 회사들은 아니며, 변호사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받을 돈이 거의 없어도, 외국회사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소액 수출대금을 받으려 한국 수입업체에 전화를 하면 오히려 코웃음을 친다. 그렇게 작은 돈을 받으려고, 몇 년 전 발생한 채권에 대해 변호사사무실에 의뢰를 했느냐는 반응이다. “외국놈들 참 쩨쩨하기도 하다”하는 말이 전화기를 통해 들리는 듯하다.
한번은 한 독일 업체로부터 한국의 개인에게 판 물건대금을 받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액수는 우리 돈으로 채 50만원이 되지 않았다. 수소문을 하여 한국 소비자를 찾아 연락을 했더니 여러 물건과 함께 그 물건을 구입한 것을 인정했으나, ‘쩨쩨하게 50만원을 안냈겠냐’고 반문했다. 그래서 영수증이나 지불을 증명할 서류를 보내 달라고 했더니, 국가 중요 기관에 조카가 근무하는데 조카에게 이야기하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물품대금 50만원을 지불한 서류를 보내 달랬더니 ‘국가 기관’까지 들먹이며 나온 것이다. 국가 기관이 그런 일까지 관여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50만원에 국가 기관까지 들먹이는 한국인의 배포의 근거를 알지 못하겠다.
외국업체가 적은 액수라도 추심을 의뢰하는 이유는 원칙의 문제로 보인다. 매우 적은 액수이고, 태평양 혹은 유라시아 대륙을 끼고 있음에도 머나 먼 외국에 있는 법률사무소에 의뢰해서 돈을 받으려는 이유는 돈보다도 원칙의 문제이다. 자신들이 땀흘려 만든 제품을 팔고 나서 대가를 받지 못한 것을 그냥 넘어가는 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는 듯하다. 또한 미수금 문제를 해결하고, 상대업체와 사업관계를 이어가고자 하는 목적일 것이다.
친구와의 돈거래를 하게 되면, 액수가 크던 적던 그 금전관계를 깨끗이 마무리 짓지 않으면 친구관계가 힘들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적은 액수라도 미수금이 남아 있으면, 상대 사업체와 다시 거래하는 것이 껄끄럽다. 그러므로 미수금을 깨긋하게 정리하는 것이 발전적인 사업상 관계를 지속하는 길이다.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은 언제나 쩨쩨해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말 쩨쩨한 사람은 마땅히 지불해야 할 돈을 지불않고 ‘뭐 그까지 것을 가지고’ 배포있는 척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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