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이 최근 북유럽 국가들에 계란 수출 지원을 요청했으나 복잡한 무역 장벽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협력에 적신호가 켜졌다. 15일(현지시간) 핀란드 방송사(YLE)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는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계란 공급 협력 요청을 공식 접수했으나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력 요청은 2022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미국 내 계란 공급 차질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는 AI 감염으로 인해 약 1억 1,600만 마리의 산란계가 폐사 처리됐으며, 이에 따라 계란 생산량이 급감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2월 기준 대형 A등급 계란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59% 폭등했고, 3월 초에는 12개입(1다스) 기준 8.15달러(약 1만 1,000원)라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소비자와 식품업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미국 농무부는 자국 내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 긴급 수출 협력을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북유럽 측은 "실질적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덴마크 계란 협회 위원장 요르겐 라르센(Jørgen Larsen)은 "미국으로부터 향후 6개월간 수출 가능량 평가를 요청하는 서신을 받았다"고 확인했으나, 핀란드 가금류 협회 사무총장 빌라 레흐티매키(Ville Lehtimäki)는 "핀란드 산란계는 400만 마리뿐으로 미국 결핍분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최대 계란 공급사 '크라운 에그(Crown Egg)' CEO 막스 린드스트룀(Max Lindström)도 "미국 측과 접촉했으나 유럽 역시 계란 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 내수 공급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덴마크 공영방송 DR은 "북유럽 국가들의 계란 생산량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대서양 횡단 무역에는 추가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계란 생산 기준이 달라 상호 거래가 어려운 점이 문제로 꼽혔다. 미국은 계란의 세척과 냉장 보관을 의무화하는 반면, EU는 세척하지 않은 상태로 상온 유통을 허용하는 등 규정 차이가 크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각을 요구하며 불거진 외교 마찰과 최근 관세 부과 논란 등이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북유럽 3국 중 미국에 계란을 수출하기로 공식 확정한 국가는 없다. 전문가들은 "북유럽이 수출에 동의하더라도 검역 증명서 발급, 미 식품의약국(FDA)의 현지 검사 통과, 긴 운송 기간 동안의 신선도 유지 등 현실적 난관이 많을 것"이라며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미국 내 생산 회복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농무부 관계자는 "글로벌 협력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
BEST 뉴스
-
美, 대중국 추가 관세…의료·제약 필수 원자재 수급 '빨간불'
[동포투데이] 미국 통계 당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대중국 추가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내 중국산 비타민과 휠체어, 목발, 의료용 안경 등 필수 의료기기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휠체어 수입의 66.3%(2억 7,380만 달러)를 중국에 의존하는 등 주요 의료용품에서 중국산 ... -
美 경제학자 "세계화 폐해, 중국 탓?…근본 원인은 미국의 인식 오류"
[동포투데이] 최근 미 정부의 무역 및 관세 정책 방만함이 전 세계적 반발을 불러온 가운데,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일반 시민들의 고충도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미국 이익 우선' 및 역세계화 정책을 예고했던 것과 관련, 일부 미국 경제학자들은 왜 당시 많은 유권자... -
美 바이어 부재 속 광저우 페어 이변... 신흥시장 덕에 역대급 성과
[동포투데이] 중국 광저우에서 지난 5일 폐막한 제137회 중국수출입상품전람회(광저우 페어)에서 미국 바이어들의 참여 부족에도 역대 최다 해외 바이어들이 몰리며 수주량이 증가하는 이변을 기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행사가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도 중국 수출업계의 회복력을 입증했다고 ... -
경찰, 교통사고 보험사기 4개월 집중단속…고의 사고·허위 청구 뿌리 뽑는다
[동포투데이]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오는 5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4개월간 교통사고 보험사기 집중수사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집중수사는 야외활동 증가로 교통사고가 빈번해지는 시기를 겨냥해 고의적 사고 유발 및 보험금 과다 청구 등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통사고 ... -
中, 방사능 없는 ‘비핵 수소폭탄’ 개발 가속…대만 지하요새 겨냥
[동포투데이]중국이 기존 핵무기와 맞먹는 파괴력을 지닌 '비핵 수소폭탄'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형 무기는 방사능 오염 없이 핵무기 수준의 위력을 발휘하는 '준핵무기'로 분류되며, 특히 대만 지역의 지하 요새 공격용으로 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중국... -
美 고관세 비웃는 ‘中 공급망 파워’… “대체 불가” 주문 복귀
[동포투데이] 미국 정부의 대중국 관세 강화 조치가 시행된 지 10일이 지났지만, 오히려 미국 고객들이 중국 제조업체를 다시 찾아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장(浙江)성 수출업체 대표 웅웨이핑(熊伟平) 씨는 최근 미국 주문량이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청년보와 차오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웅 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