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에게 바치는 제사음식에서 현대의 월병경제효과까지
중국 추석인 중추절이 다가오며 백화점과 온갖 상점에서는 ‘월병’열기가 뜨겁다. 가격도, 브랜드도, 맛도 천차만별인 월병. 월병의 기원을 중추절의 의미와 함께 살펴보자.
‘월병’ 가족의 화목 상징. 역사 오랜 전국민적 명절음식
중국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은 어떤 시대적 상황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춘절 다음으로 큰 명절이다. 음력 8월 15일이 가을에 중간에 있다 하여 중추절(中秋节)이라 불린다. 가을의 밝고 맑은 빛의 둥근 달이 단결과 화목의 상질이라 여겨 단원절(团圆节)라고도 불렀다.
중추절에 월병을 만들어 먹는 것은 당대(唐代:618-907)부터 시작했다. 둥근 모양이 가족의 화목을 상징한다 하여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나눠 먹었다. 한국 추석도 ‘달’이 빠질 수 없듯 중국도 달구경과 달에 제사는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이 같은 풍습은 당대에 가장 성행했는데 이백과 두보 등 당나라 시인들이 달을 읊는 시구가 많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월병은 북송(北宋)시대에 ‘궁병(宫饼)’이름으로 궁궐 내에서 유행했으며 민간에는 소병(小饼), 월단(月团)으로 전파됐다. 명대(明代:1368-1644)에 이르러 전국민적인 명절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오늘날 월병의 종류와 풍미는 더욱 다양해졌다. 그 중 지역에 따라 광둥(广式), 쑤저우(苏式), 베이징(京式), 푸젠식(
) 등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 베이징식 월병은 겉이 화려고 푸젠식은 기름이 많은 등 월병마다 지역별 특색이 녹아있다.
쑤저우식은 쑤저우(苏州)가 월병 기원지로 저장(浙江), 상하이, 장수(江苏) 등 강남(江南) 일대에서 많이 먹는 스타일이다. 속재료로 팥과 오인(五仁)을 많이 쓰고 당도가 다른 월병을 보다 높은 편이다. 껍질이 얇고 층층이 쌓여있어 ‘바삭한 월병(酥式月饼)’이라 불리며 우리 주변의 길거리에서도 속이 고기로 채워진 쑤저우식 월병을 많이 볼 수 있다.
‘월병경제, 월병부패’ 현대사회에서 ‘월병’이란?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월병은 과거 전통문화계승의 의미를 벗어나 정이 아닌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 중국사회조사소에서 베이징과 상하이 대도시 중심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90%이상이 월병구매 의사를 밝혔고 월병 선택기준으로는 60%가 포장, 53%가 가격이 우선이었다.
월병의 연간 생산량, 판매량, 소비액 등 해마다 거대해지는 수치와 함께 ‘월병경제’라는 말이 생겨났다. 선물로 이용되는 월병이 늘어날수록 가격은 천정부지 뛰어올랐다. 고가의 제품은 주로 뇌물용으로 사용돼 ‘月饼腐败(월병부패)’, ‘假日腐败(명절부패)’라는 말이 생겨났다. 속된 말로 ‘1년 중 공공연히 뇌물을 줄 수 있는 날’이라는 말도 있다.
주객이 전도돼 실제 월병이 아닌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월병 끼워팔기’도 성행했다. 윈난 쿤밍에서는 100㎡의 주택을 같이 판매하는 31만 위안의 월병이 등장한 적이 있다. 또 일부 기업과 개인은 월병을 직접 구매하기 보다 월병 상품권을 나눠주고 선물했다. 중국 암시장에서는 월병 상품권이 유가증권처럼 거래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 정권이 들어서고 중국 지도부의 부정부패방지 정책의 영향으로 올해 월병 판매량이 크게 축소됐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정부기관의 공무집행비 감소를 요구한 후 중국의 고급호텔과 요리집, 마이타이주 등의 판매량은 급감했다.
이 같은 정책의 영향이 중추절을 앞두고 ‘대목’을 맞아야 할 월병시장에 까지 미치고 있는 것. 샹그릴라, 패니술라 등 고급호텔도 국유기업과 정부의 주문량이 줄어 월병매출이 예년의 50%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중국 재일재경일보는 전했다.
일반적으로 월병속으로 많이 사용하는 재료인 호두, 아몬드, 깨, 연밥, 팥, 대추소, 단황 등은 영양적 요소가 높다. 하지만 월병 자체의 기름과 당도, 열량이 워낙 높아 당뇨, 비만환자에게는 섭취의 주의를 기울이라 당부한다. 전문가는 월병 적정섭취량으로 하루 한 개를 권하고 있다.
상하이저널 손현아 기자
ⓒ 동포투데이 & 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중국인 무비자 입국 둘러싼 갈등 격화…반중 시위·위협 글까지 확산
[동포투데이] 한국 정부가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서 반중 정서가 격화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반중 시위와 혐오 표현, 온라인 위협 글까지 등장하면서 정책 효과는커녕 사회 불안만 키우는 모양새다. 관광 활성... -
“중국 청년들, ‘서울병(首尔病)’에 걸렸다?”…中 매체 “韓 언론, 과장·왜곡 심각”
[동포투데이] 중국 온라인 매체 <관찰자망(观察者网)> 은 2일 최근 한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른바 ‘서울병(首尔病)’ 담론을 비판적으로 짚었다. 앞서 한국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는 잇따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서울병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질병’은 한국을 여행한 뒤 귀... -
中대사관 “반중 시위, 의도 불순·민심 얻지 못해”… 이재명 대통령도 강력 경고
[동포투데이]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지 일주일 남짓, 서울 도심에서는 일부 극우 세력의 반중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와 한국 정부 모두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2일 공식 입장을 내고 “중국과 한국이 상호 무비자 제도를 통해 교류와 협... -
교과서 밖으로 나온 국가 유산, 바다 건너 호치민 아이들을 품다
[동포투데이]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교장 김명환)가 한국의 국가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국가 유산 교육 체험 행사 ‘이어지교’를 재외교육기관 최초로 개최한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한국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의 지... -
“한눈에 세 나라가 보인다”…훈춘 방천, ‘국경의 마을’에 몰려든 연휴 관광객
[동포투데이] 중국 지린성 훈춘시(珲春市)의 방천(防川) 풍경구가 올 추석과 국경절이 겹친 ‘쌍절(雙節)’ 연휴를 맞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지난 9월 말 개통된 선양~백두산을 잇는 선백(沈白) 고속철도와 국경관광도로 G331 개방 이후 처음 맞는 장기 연휴다. 10월 4... -
2025 노벨 생리의학상, 브룬코·램스델·사카구치 공동 수상
2025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메리 E. 브룬코, 프레드 램스델, 사카구치 시몬.(사진=노벨위원회 홈페이지) [동포투데이] 스웨덴 스톡홀름 —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메리 이. 브룬...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연길국제공항 운항 재개…북·남 잇는 하늘길 다시 열렸다
-
연변, 자율주행 배송차 시범운행…스마트 물류 본격화
-
훈춘서 규모 5.5 지진…지상 피해 보고 없어
-
대만 민심 “전쟁 피하려면 무기보다 대화”…58.3% “양안 협상 재개해야”
-
中, 40억 달러 규모 달러화 국채 홍콩서 발행
-
中, 10월 25일 ‘대만 광복 기념일’로 공식 지정
-
“로봇이 다 한다”…중국 자동화 수준에 서방 경영진 충격
-
시진핑, APEC 참석차 30일 방한…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
-
닛케이 “중국 10년의 발전, 일본 50년에 맞먹는다” 이례적 평가
-
中, ‘15차 5개년 계획’ 확정… 경제·사회·군사 전방위 추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