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보다 7% 늘리기로 했지만, 증가폭은 최근 4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 목표 하향과 군 내부 반부패 기조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재정부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한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국방예산은 약 1조9000억 위안(약 352조 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7% 늘어난 규모다.
같은 날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리챵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를 지난해 ‘5% 안팎’에서 4.5~5%로 낮춰 제시했다. 이는 약 3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 목표 수준이다.
중국 국방비 증가율은 2016년 두 자릿수 증가세가 끝난 뒤 줄곧 한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최근 흐름을 보면 2022년 7.1%, 2023년부터 2025년까지 7.2%를 유지하다 올해 7%로 소폭 낮아졌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군사비 지출국이다. 올해 국방예산은 미국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증가폭이 예상 범위 안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국방비 증가가 경제 규모와 안보 수요를 고려한 ‘적정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국립연구소 동아시아연구소의 치둥타오 선임연구원은 “경제 성장 목표를 낮춘 상황에서 군비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대외적으로 군비 확장 의지가 강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베이징은 군 현대화를 계속 우선 과제로 두고 있지만, 과도한 팽창보다는 안정적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향후에도 7% 안팎의 증가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군 내부 반부패 움직임도 예산 증가 억제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1월 장유사와 류전리가 잇따라 낙마한 뒤, 군 기관지는 이들이 군 지휘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아틀란틱 중국연구센터의 송원디 연구원은 “반부패 조치는 국방비 지출 전반에 대한 감독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2027년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을 앞두고 군 현대화 목표 달성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리창 총리는 이날 군 건설과 관련해 “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건군 100주년 목표 달성을 위한 공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군 내부 부패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방비가 급격히 늘어날 경우 자금 운용의 투명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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