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정유시설 넘어 AI 인프라까지… 중동 전쟁의 표적이 디지털 핵심시설로 확대
[인터내셔널포커스]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걸프 지역 내 미국 빅테크 데이터센터를 직접 겨냥하며 중동의 AI 인프라가 사상 처음으로 군사 공격 대상이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운영하는 바레인 내 시설이 지난 1일 인근 지역 공격으로 파손됐으며, 아랍에미리트(UAE) 내 데이터센터 2곳은 드론에 의해 직접 타격당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AWS 상태 페이지에는 해당 시설 일부가 '오프라인'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의 오류율이 상승하고 가용성이 저하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5일 자국 매체를 통해 바레인 내 AWS 데이터센터 공격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란 측은 해당 시설이 "미국의 중동 최대 데이터센터"라며, "적의 군사 및 정보 활동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타 지역 데이터센터도 향후 목표물로 지목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구조물 일부가 파손되고 정전이 발생했으며, 화재 진압 과정에서 유입된 소방용수로 인해 설비 추가 장애가 발생했다. AWS는 고객들에게 데이터 백업과 타 지역으로의 서버 이전을 권고했으나, 이란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AWS는 바레인에서 최소 3개의 시설을 운영 중이다. 2019년 가동을 시작한 바레인 데이터센터는 현지 정부와 공공기관의 핵심 클라우드 업무를 수탁하고 있다.
또한 UAE에서 피격된 시설 2곳 중 한 곳은 알막툼 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해 있다. AWS는 전체 3개의 가용구역(AZ) 중 2곳이 마비됐다고 밝혔다. 가용구역은 장애 발생 시 서비스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분산 설비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 연내 신규 '애저(Azure)' 데이터센터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세계 최초의 '글로벌 미국 클라우드 사업자 대상 군사 타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매트 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이란은 이미 데이터센터를 전쟁 인프라의 일부이자 실질적인 타격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칭화대학교 국제전략안보연구소의 썬청하오 연구원은 "과거의 군사 공격이 정유시설, 발전소, 항만 등 물리적 허브를 겨눴다면,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가 국가 운영의 '신경 중추'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데이터센터는 전력, 냉각, 백본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시설 전체를 파괴하지 않고 전력이나 냉각 계통만 차단해도 장기간 마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동 내 데이터센터는 300개를 상회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이스라엘, 사우디, UAE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공격은 걸프 국가들의 대규모 AI 투자 계획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재 UAE의 G42와 사우디 AI 기업 '휴메인'은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 건설을 추진하며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중이다. 특히 UAE는 아부다비에서 오픈AI(OpenAI)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은 "걸프 지역을 안전한 AI 투자처로 신뢰하던 시각이 흔들릴 수 있다"며, 향후 보험료 상승과 투자 지연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앞으로 데이터센터가 공항이나 항만처럼 전시 우선 타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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