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북한 풍계리에서 실시된 여섯 차례의 핵실험이 주변 단층을 다시 움직이게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지막 핵실험이 있은 지 9년이 지났지만 풍계리 일대에서는 지금도 지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 김광희 교수와 중국 청두이공대 판싱리 교수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17년간 관측한 지진파를 분석해 18일 국제학술지 『Science』에 발표했다. 미국 『Scientific American』도 관련 연구를 소개하며 핵실험 이후 풍계리 만탑산 주변의 지진 활동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25년까지 만탑산 주변에서 확인한 국지 지진은 1,399건이다. 지진 발생 양상이 달라진 것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이후였다.
당시 핵실험은 규모 6.3에 해당하는 강한 지진파를 일으켰다. 약 3주 뒤부터 주변에서 지진이 잇따랐고 이후에도 계속됐다. 2023~2024년에는 규모 3대 지진까지 관측됐다.
발생 지점도 일정한 흐름을 보였다. 지진은 만탑산에서 북북서 방향으로 뻗은 두 단층을 따라 집중됐고 대부분 지하 1㎞ 이내에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반복된 지하 핵폭발이 암반에 손상을 입히고 주변의 응력 상태를 바꾸면서 기존 단층의 움직임을 촉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핵실험 뒤 발생한 단순한 여진과는 양상이 달랐다. 지진이 수년간 계속된 데다 특정 단층을 따라 발생 범위가 넓어졌다. 핵폭발로 가해진 충격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단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지진이 이어지고 있는 단층대는 약 24㎞에 달한다. 연구진은 이 단층계가 크게 파열되면 규모 6.4 안팎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규모 6급 지진이 곧 발생한다는 뜻은 아니다. 단층의 길이와 구조를 기준으로 산출한 잠재적 규모다.
풍계리에서 약 120㎞ 떨어진 백두산과의 연관성도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강한 지진파가 백두산 아래 마그마계의 압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풍계리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면 백두산 화산계에 외부 자극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풍계리 강진이 백두산 분화로 이어진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이번 『Science』 연구도 백두산 분화를 예측한 것은 아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2017년 6차 실험을 끝으로 멈췄다. 하지만 풍계리 주변에서는 이후에도 지진이 계속되고 있다. 핵실험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단층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보일지, 또 더 큰 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장기적인 관측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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