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4(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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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 리포터 김철균] “지금 축구경기를 재미있게 보다가도 가끔씩 선수들이 심판들한테 트집을 잡는 행위를 보노라면 기분이 잡칠 때가 많다. 아무리 경기장에서 기술이 출중한 선수라 해도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국가를 대표한 선수들라면 이러한 행위는 결국 나라의 망신이다.
 
돌이켜 보노라면 옛날 우리가 볼을 찰 때에는 절대 안 그랬다. 그때는 대우가 형편없고 몹시 고생스러웠지만 선수들 거개가 자아형상을 몹시 중요시했기에 그들의 우수함은 오직 경기에서만 볼 수 있었다.”
 
이는 대졸생출신 축구원로 허명용 선생이 늘 하는 얘기이다.
 
일찍 1932년 도문에서 태어나 6살 때부터 해마다 열리는 만선(만주국 ㅡ 조선)축구경기대회를 통해 축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던 어린 허명용이었다. 했건만 허명용이 모교인 백봉소학교에 붙자마자 간악한 일제는 학교의 모든 체육과를 군사과로 대체했기에 허명용을 비롯한 축구조무라기들은 하학 후나 쉬는 날마다 끼리끼리 두만강변에 모여 공차기유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의 조건이래야 축구화는 고사하고 고무신도 없어 늘 맨발로 볼을 차다보니 발톱이 빠지거나 발가락이 상하는 일은 예상사었지만 하도 축구를 좋아하는 애들인지라 학교와 가정의 뒤받침이 없어도 힘들고 짜증나는 줄 몰랐다.
 
그러던 어린 허명용한테 “8.15”광복은 배움의 길이 활짝 열린 동시에 축구를 체계적으로 전공할 터전도 마련됐다. 그 때로부터 어린 허명용은 초중과 고중 그리고 소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후에 연변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하면서도 언제나 소속 학교팀의 중견선수로 활약했으며 1955년 길림성축구팀이 세워지자 이광수, 지청용, 최철봉, 김동하, 박광순 등 원로들과 함께 길림성팀의 제1대 선수로 됐다.
 
허명용 원로의 회억에 따르면 그 때 길림성팀의 선수들은 모두가 빈고농가정의 출신이었기에 겉은 순하나 속이 강한 것이 특점이었으며 또한 모두 부모가 공부를 못한 것이 한이었기에 공부에 대한 집념도 몹시 강했는바 공부에 열심했거나와 공부를 잘한 것도 사실이었다 한다. 그리고 규율을 잘 준수하기로 전국에 이름이 있었는바 보통 1년에 반년 이상은 외지생활을 했지만 불평을 부리는 선수는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허명용 원로한테는 다음과 같은 애통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1960년, 그가 외지에서 한창 경기에 투신하고 있을 때 가정으로부터 애가 몹시 앓는다는 전보가 왔다. 헌데 당시 코치가 경기에 영향을 줄가봐 허명용한테 알리지 않고 있다가 경기가 끝난 뒤에야 전보문을 내놓았다.
 
그러자 단숨에 기차역에 달려온 허명용은 기차에 오른 뒤에 옷을 바꿔입으면서 연길까지 왔으나 그 때는 애가 이미 숨을 거둔 뒤었다. 이렇듯 기막힌 사연이었건만 허명용은 애를 산에 묻자 바람으로 다시 떠나야 했다. 하다면 집에서 애를 키우면서 가정중임을 떠메는 부인들의 고생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이렇게 고생을 초개처럼 여기는 선수들이었기에 당시 길림성팀은 완강하기로 전국에서도 이름이 있었으며 국가 체육운동 위원회에서는 외국의 축구대표단이 올 적마다 늘 길림성팀을 중국대표팀으로 출전시키군 했다. 왜냐하면 당시 외국축구인들은 중국의 기타 축구팀의 풍격을 두고 “무대예술표현”이라고 하면서 그들과 경기치르기를 꺼려했으며 그래도 길림성팀과 맞붙어 봐야 축구를 하는 맛이 난다고들 했기 때문이다.
 
한편 그 때의 선수들 또한 축구를 잘하는 동시에 정치면에서의 발전도 몹시 중시, 김승태, 손중천, 지운봉, 이창민 등 많은 선수들이 그 때에 입당을 쟁취했으며 전국에서 축구팀에 당지부가 있은 팀은 유독 길림성팀 뿐이었다고 한다.
 
오늘날의 중국축구에 대해 허명용원로는 축구의 기전술이 많이 발전하고 장끼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며 받는 로임도 천문수자건만 빈곤호를 돕거나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선수가 적은 것이 몹시 유감스러우며 진정 가치가 있는 선수가 되자면 출중한 선수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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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조선족 축구원로 시리즈 (5) “출중한 선수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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